지난 12일 코스피지수는 26.26포인트(1.41%) 내린 1835.28로 장을 마감했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지난 12일 코스피지수는 26.26포인트(1.41%) 내린 1835.28로 장을 마감했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국내증시가 대내외 악재의 융단폭격으로 시무룩하다. 북한에서 비롯된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유가 하락, 마이너스 금리로 인한 유럽과 일본 은행의 부실 위험 등 호재를 찾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과도한 낙폭과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을 지닌 국내증시는 저점을 다지고 다시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유럽·일본이 가져온 공포
지난 11일 설 연휴가 끝난 후 코스닥지수는 5%대 급락세를 연출했다. 코스피지수도 이날 2%대 하락했다. 이는 설날 전날인 지난 7일 북한이 쏘아올린 미사일로 한국의 지정학적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또 이어진 개성공단의 폐쇄는 국내 입주기업들의 실적과 국내 경기에 직격탄을 날릴 것이라는 우려를 부각시켰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다음날인 지난 12일 코스닥지수는 장중 8%대의 폭락세를 보이며 2011년 이후 약 5년 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날 코스닥은 최저 594.75선까지 밀리며 지난해 2월10일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침체를 거듭하던 코스피지수와 달리 꾸준히 횡보장세를 이어오던 코스닥이 급락하자 투자자들의 충격은 더 극심했다.

코스닥 폭락은 이날까지 이어진 코리아디스카운트에 글로벌증시의 약세가 더해지며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증시는 국제유가의 연이은 하락세로 하락일로를 걷고 있다. 일본은 경제를 살리기 위한 마이너스 금리가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며 불과 며칠사이 닛케이225지수가 12%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2월 들어서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은행주의 부진이 글로벌증시를 흔들었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전세계지수는 2월 들어 5% 하락한 반면 은행주지수는 8%의 낙폭을 보였다.

유럽과 일본 은행주의 경우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면서 수익성 악화가 보다 가속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낙폭을 키웠다. 실제 독일의 도이치은행과 코메르츠방크의 주가는 2014년 6월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후 50%나 급락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독일 은행의 수익성 악화 문제가 유럽 은행으로 확산될 경우 그리스나 이탈리아와 같이 총자산순이익률(ROA)이 독일보다 더 낮은 은행들로 문제가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애널리스트는 “마이너스 금리 적용 이후 유럽 은행주 주가 추이를 고려할 때 당분간 일본 은행주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을 기대하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코스닥지수는 39.24포인트(6.06%) 하락한 608.45로 장을 마감했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지난 12일 코스닥지수는 39.24포인트(6.06%) 하락한 608.45로 장을 마감했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공포에 ‘덜덜’… 지지선은 벗어나지 않아
전문가들은 이번 증시 폭락이 대외 변수로 인한 공포 심리가 과도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코스피와 코스닥이 가지는 밸류에이션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 글로벌증시가 빠지는 동안 국내증시가 나름 선방했다는 것이 이유다.

또한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지수가 훨씬 큰 낙폭을 보인 점도 공포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예컨대 코스피지수는 기관, 외국인, 개인의 비중이 고르게 분포돼 과도한 패닉을 연기금 등에서 받을 수 있는 여력이 있다.

다만 코스닥지수의 경우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아 투매가 시작되면 추종매도가 진행되며 과도한 쏠림현상이 나타난다는 의견이다. 실제 중국증시의 변동성이 큰 원인도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90%가량 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가 장기침체 국면에 접어들지 않는다면 국내증시에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코스피, 코스닥지수는 실제 지난 15일부터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금리인상 국면에 진입하면서부터 글로벌시장이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은 이미 반영됐다”며 “대내외 경기가 침체로 치닫지 않는다면 코스피는 200일 이동평균선 –10%를 벗어나지 않고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