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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식. 정윤회 아들. 사진은 정윤회씨가 지난 2014년 12월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
김 PD는 장 본부장이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배우를 캐스팅해 그 역량이 드라마에 반영되도록 하고 이를 독려하는 것은 총괄 책임자로서 드라마 본부장의 역할이기도 하다'고 말한 데 대해 "이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 본부장은 때로는 제작사 대표를 통해서, 때로는 연출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서 특정 남자 배우를 반드시 드라마에 출연시키라고 종용했다"며 "대본을 보고 극중 주인공 남동생 역할을 지정해 캐스팅을 주문한 일도 있고, 비중이 없는 신인치고 너무 높은 출연료를 불러 제작진이 난색을 표했을 때는 ‘출연료를 올려서라도 반드시 캐스팅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김 PD는 장 본부장이 '정우식은 당시 이수현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어서 그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고 말한 데 대해 "이것도 사실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장 본부장을 포함한 드라마 제작진은 그 배우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몰랐다고 믿는다. 전처소생의 아들을 캐스팅함으로써 비선실세에게 줄을 대야겠다고 생각할 사람이 MBC 드라마 PD 중에는 단 한 사람도 없다고 나는 믿는다"며 "이수현이 아니라 정우식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어도 그의 아버지가 누군지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PD는 장 본부장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광한 MBC 사장과 관련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드라마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본부장으로서 PD들에게 ‘이수현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오디션과 출연을 적극 검토해 보라’는 의도를 강조하다가 사실과 다르게 안 사장을 언급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이것은 사실일 리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리 가능성이 큰 신인을 키우기 위해서라고 해도, 이미 다수의 드라마를 통해 검증이 된 신인을, 배역에 맞지 않고 이미지에 맞지 않고 출연료도 맞지 않는 신인을 억지로 출연시키려고 안 사장을 팔았을 리가 없다"며 "난색을 표하는 후배의 의지를 꺾으려고 윗사람의 권세를 거짓으로 동원할 분이 아니라는 것은 내가 잘 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PD는 "이 모든 것이 다 MBC 드라마를 위해서 하신 일이라는 것을 안다. 매체 간 경쟁은 치열해지고, 공중파 드라마의 위상이 갈수록 위축되는 요즘, 회사로부터 더 많은 지원과 예산을 타내기 위해 노력하던 과정에서 생겨난 불상사라고 믿는다"며 "지난 몇 년간, 그 배우의 출연작 리스트에는 KBS나 SBS가 없었다. 종편이나 케이블 방송에 출연한 적도 거의 없다. 오로지 MBC였다"고 밝혔다.
그는 "'MBC 드라마를 위해 애쓴' 장 본부장의 흔적이 엿보였다. 그래서 더 부끄럽고 슬펐다. 다른 방송사에는 감히 밀어 넣지도 못할 배우를 MBC에만 넣었다? 다른 방송사에서는 감히 시도하지 않은 비선 실세 농단을 MBC에서만 했다? 언제부터 드라마 신인 배우 발굴이 장 본부장의 일상적 관리 행위였는가. 정상적 방송사 경영 활동에 간섭하고 제작 현장의 독립성을 훼손시킨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질타했다.
김 PD는 "선배가 수십 년간 지켜온 MBC 드라마다. 앞으로도 그 제작 현장을 지켜야 할 MBC 후배들을 생각해 달라. 그들의 명예와 자긍심을 지켜 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부디 놓치지 말아 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경향신문은 지난 15일 MBC 수뇌부가 정우식씨에게 캐스팅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내놨다. 이에 MBC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보도를 부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