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지킴이. 김샘 평화나비네트워크 대표(마이크 든 이)가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소녀상 지킴이. 김샘 평화나비네트워크 대표(마이크 든 이)가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건물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를 주장한 대학생에게 법원이 벌금 200만원 형을 내린 데 대해 위안부 피해자 단체 관계자들이 분노했다.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전국행동'은 25일 법원 선고 직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김샘 평화나비네트워크 대표 변호인 서중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오늘 재판 결과는 유관순 열사를 소요죄,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처벌하는 것과 똑같다고 표현할 수 있다"고 비유했다.

서 변호사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현 정부는 다시 협정하거나 기존의 합의를 파기하려고 하는 것으로 안다. 우리 국민 대다수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얘기한다. 국정교과서 문제 역시 자본주의 사회를 인정하는 국가가 하나의 역사인식 만을 강요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모든 국민이 얘기한다"며 "이 학생들은 올바른 목소리를 냈던 것인데도 이 학생들만 처벌하는 것은 뭔가 이상하다. 헌법적 가치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형법도 하나의 헌법적 가치에 맞도록 해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지 형식적으로 법률을 해석한 것이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항소하겠다"며 "사회상규, 정당행위 그것들이 어떻게 해석돼야 하는지 다시 한번 따져보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2015 한일 합의는 피해자들의 요구를 전혀 수렴하지 않은 굴욕적인 합의였다. 그런 합의를 적폐로 인해 탄핵된 박근혜 정권에서 주도해 진행했다. 그 정권은 국민들의 힘으로, 국민들의 촛불로 탄핵됐는데도 아직 2015 한일 합의는 남아 있다"며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는 아직까지도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할머니들을 곁에서 보호한 대학생으로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일본대사관을 가 2015 한일 합의 무효를 외쳤다"며 "박근혜 정권은 탄핵됐는데 처벌받고 있는 것은 대학생들이다. 아직까지 아무도 한일 합의에 대해 책임지지 않고 있는데 대학생들만 벌금으로, 또 재판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떳떳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한일 합의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만들어진 합의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리고 내가 불법적인 행위를 한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면서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피해자를 위해 정당하게 행동한 것이 누구인지 되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2차 공판이 진행되는 이날 같은 법원에서 1심 선고가 있던 점에 대해서는 "국민의 힘으로 탄핵시킨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재판을 받는 것은 자랑스럽고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박 전 대통령이 만들어놓은 적폐를 대학생들이, 그리고 내가 끝까지 해결하겠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해 싸우겠다"고 역설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김지철 부장판사는 이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주거침입 등 혐의로 기소된 김 대표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김 대표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