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주식관련 온라인커뮤니티에서 ‘개미들의 투자패턴’이란 글이 유행했다. 특정 종목이 상한가를 치고 주가가 최고점에 이르면 개미투자자들이 매수를 시작한다. 계속 오를 것 같던 주가는 이때부터 거짓말처럼 하한가를 친다. 개미투자자들은 ‘본전만 찾자’는 생각에 매도를 포기하고 결국 손해를 본다. 소극적이고 즉흥적인 투자패턴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냉소적인 글이었다.

최근 여러 대기업·공기업 등에서 재테크 강연으로 스타강사 반열에 오른 개그맨 겸 투자심리전문가 권영찬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교수는 지난달 30일 <머니S> 주최로 진행된 ‘제5회 머니톡콘서트’에서 ‘투자심리만 알면 나도 투자 달인’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권 교수는 한시간의 강연으로 여러분의 투자패턴을 바꿔주겠다고 공언했다. 대부분의 주식투자자가 행하는 개미투자패턴을 버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수십만~수백만원을 투자한 상황에서 어떤 사람이든 매수·매도 타이밍을 이성적으로 판단하기는 힘들다. 권 교수는 바로 이 투자패턴을 바꿀 비법을 소개했다.

권영찬 개그맨 겸 투자심리분석가. /사진=임한별 기자
권영찬 개그맨 겸 투자심리분석가. /사진=임한별 기자


◆주식투자, 여유롭게 기다려라 

권 교수는 투자패턴을 바꾸려면 먼저 본인의 투자성향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패턴이란 결국 사람의 성향에서 비롯된다는 것.

“그동안 부동산이나 주식에서 본인이 어떤 식으로 투자해왔는지 떠올려보세요. 투자 후 묵묵히 기다리는 스타일인지, 6개월~1년에 한번씩 매매를 원하는 스타일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투자는 결혼하는 것과 같습니다. 좋은 인연을 만나기 위해서는 내게 맞는 투자종목에 전략을 접목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주식투자 강연을 들어도 본인의 성향을 모르면 수익을 내기 어렵죠.”

권 교수는 연세대학교 상담코칭대학원 졸업 후 현재 국민대학교 대학원 문화심리사회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심리전문가다. 그에 따르면 투자심리도 전략이다. 특히 주식에 투자할 때는 마음이 여유로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잃을 수 있는 주식판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을까. 그는 여유를 신뢰와 기다림이라고 표현했다.

“지인에게 추천받은 종목에 투자했는데 3개월 만에 30%의 손실이 났어요. 그런데 그 지인은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이 종목을 추천했을 겁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이 정보가 전파됐겠습니까. 이후 하한가가 계속되자 투자자들이 매도하기 시작했죠. 결국 ‘투매’(대량매도가 늘며 주가가 급락하는 현상)가 발생했지만 저는 기다렸습니다. 6개월 후 이 종목은 58% 수익이 났어요. 투자 시 좋은 회사라는 믿음을 갖고 수익이 날 때까지 기다리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합니다.”

여유를 가질 만한 투자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한 투자자가 1억원을 주식에 투자했는데 40% 손해가 났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종목은 몇년 후 50%가 올랐죠. 하지만 이 투자자는 하한가 때 주식을 팔아 결국 손해를 봤습니다. 투자액이 너무 거액이라 더 기다릴 여유가 없었던 거죠. 과도하게 많은 금액을 투자하면 이성적인 판단이 어려워 매도 타이밍을 잡기 힘듭니다. 또 주식투자는 본업을 따로 두고 부수입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권영찬 개그맨 겸 투자심리분석가. /사진=임한별 기자
권영찬 개그맨 겸 투자심리분석가. /사진=임한별 기자
/사진=임한별 기자
/사진=임한별 기자

◆주식, 공통패턴을 찾아라

권 교수는 투자심리를 정비해 기본적인 투자패턴을 바꿀 준비가 됐다면 주식의 공통패턴을 연구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1년 말 본인이 실제로 투자한 OO제약의 주가그래프를 예시로 공통패턴을 설명했다.

“안정적인 회사의 주식그래프에는 공통법칙이 있습니다. 주식의 오름과 내림 등락이 3개월이든 6개월이든 일정하게 발생하고 주식이 오르기 전 그래프상 ‘꼬리’가 달립니다. 하락폭이 최저가 된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다시 오름세를 타죠. 이때 매수·매도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합니다.”

권 교수가 예로 든 OO제약은 2011년 12월19일 주당 금액이 8750원이었다. 하지만 이후 상한가를 기록하며 두달 뒤 1만5350원(2012년 2월17일)을 찍었다. 이때를 기점으로 주가는 다시 하한가를 기록, 석달 후 8980원(2012년 5월21일)으로 떨어졌다. 물론 5개월 후 다시 1만6800원(2012년 10월16일)으로 최고점을 찍으며 등락을 반복했다. 결국 오름세 직전의 ‘꼬리’를 매수 시점으로 봐야 한단 얘기다.

“주식을 갖고 있다면 당장 해당 회사의 주가그래프를 살펴보세요. 이때 일정한 주기로 등락이 발생하는 공통패턴이 없다면 신생회사거나 미래지향적인 회사로 당장은 투자가치가 크지 않습니다.”

끝으로 그는 주식에 대한 공부도 게을리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일반인이 주식그래프에서 공통패턴을 발견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때 권 교수는 주위 전문가들에게 어느 정도의 도움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부동산투자로 큰 돈을 번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도 3년간 동네 공인중개사 사장들과 짜장면을 먹으며 공부했다고 합니다. 아파트로 수익을 보려면 적어도 그곳에 10번은 가보세요. 주식투자도 마찬가집니다. 패턴을 계속 공부해야 합니다. 그래프 분석이 어렵다면 주식 관련 전문가를 찾아가 삼겹살을 사주면서 부탁하세요. 투자는 그런 노력이 수반된 후 시도해야 실패하지 않습니다.”

☞ 권영찬 교수 프로필
▲1968년 강원도 영월 출생 ▲KBS대학개그제 동상 ▲한국외대 영어학과 졸업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상담코칭학 석사 졸업 ▲권영찬닷컴 대표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겸임교수

☞ 본 기사는 <머니S> 제504호(2017년 9월6~1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