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DB
사진=이미지투데이DB

#. 직장인 박모씨(남·37)는 지난 여름휴가 때 카메라를 분실했다. 박씨는 가입해둔 여행자보험 보험금 청구를 진행하다 휴대품 손해 보장금액이 건당 20만원이라는 사실을 알고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는 "카메라가 100만원이 넘는 고가였지만 보상은 결국 19만원에 불과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부의 10월2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올 추석연휴가 최장 10일로 연장됨에 따라 이 시기 해외여행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많다. 국내 한 오픈마켓에 따르면 추석연휴 해외여행 상품 예약률은 지난해에 비해 무려 9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해외여행 계획자가 늘면서 해외여행자보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해외여행자보험은 여행을 떠나고 돌아올 때까지 발생하는 신체상해 손해, 질병치료, 휴대품 손해 등 다양한 위험을 대비할 수 있는 상품으로 인터넷에서 간편하고 저렴하게 가입이 가능해 최근 가입자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 다이렉트 해외여행보험의 경우 지난 7월 누계 판매건수가 100만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외여행 시 빈번하게 발생하는 휴대품 손해에 대한 보장은 미미한 수준이어서 가입자들의 아쉬움이 이어진다. 휴대품 손해는 해외여행 시 휴대폰이나 카메라 등 소지품을 도난당하거나 파손됐을 때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으로 보험가입 전 반드시 세부내용을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

◆손해율 치솟아… 담보 축소하는 손보사

보험개발원의 '해외여행보험 사고실적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해외발생 질병의료비 사고는 보험계약 1만건 당 84.1건을 기록했다. 이어 휴대품 분실이 81.5건, 해외발생 상해의료비가 27.6건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휴대품 분실사고는 지난 2015년 계약 1만건 당 132.4건을 기록하는 등 최근 들어 급증 추세라는 것이 보험개발원의 설명이다.


이처럼 휴대품 관련 사고가 늘고 있지만 보험사별 해외여행자보험 다이렉트 상품의 휴대품 손해 보상은 아쉬운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손해보험사 빅3의 다이렉트 해외여행자보험 휴대품 손해 보상액은 모두 50만원 이하였다. 

삼성화재는 휴대품 손해 보상액이 최대 50만원, 현대해상은 40만원이었다. 동부화재는 8월30일 책임개시 건부터 아예 휴대품 손해 담보 판매를 일시 중지했다.

문제는 보상금액이 최대 50만원이어도 건당 보상액이 20만원에 불과해 2~3개의 물품을 분실하지 않는 이상 전액 보상은 사실상 힘들다는 점이다.

예컨대 휴대품 손해 보상액이 최대 50만원인 해외여행자보험 가입자가 50만원짜리 카메라를 여행 중 도난당해도 전액 보상은 불가능하다. 휴대품 손해는 다이렉트 여행자보험 상품별로 차이가 있지만 건당 20만원까지 보장돼 19만원만을 지급받게 된다.(자기부담금 1만원 제외)

손보사들이 휴대품 손해 담보를 확대하지 못하는 이유는 치솟는 손해율 때문이다. 특히 보험가입자들은 여행 도중 휴대폰과 카메라, 선글라스 등 비교적 고가 제품을 도난당하는 경우가 많아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료 대비 지급하는 보험금액이 높다.

사진=뉴스1DB
사진=뉴스1DB

심지어 동부화재는 지난달 말 계약건부터 다이렉트 채널의 해외여행자보험 휴대품 손해 담보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여름휴가철 휴대품 손해로 인해 손해율이 크게 높아져서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여행 중 휴대품 분실은 사고 특성상 보험사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증명하기 어려워 가입자가 관련 서류만 준비하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해 손해율이 높다"며 "휴대품 손해 보상액을 점점 축소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도난 스스로 입증… 관련 서류 확보해야

휴대품을 분실하면 무조건 보상을 받는 것도 아니다. 해외여행자보험 휴대품 손해 담보는 본인의 부주의로 인한 분실은 보상하지 않고 도난 및 파손에 의한 손해만을 보상한다. 

이에 보험사와 보험금 지급을 두고 분쟁이 발생할 수 있어 반드시 도난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관련 서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휴대품 손해 담보는 물품의 파손 시에도 보상을 받는다. 파손된 물품의 구매영수증과 수리비 내역서 등을 보험사에 보내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카메라 수리비가 15만원이 나왔다면 보상은 자기부담금 1만원을 제외하고 14만원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특히 휴대폰은 비교적 파손이 쉬운 편이라 일부 여행자들은 휴대품 손해 담보와 함께 통신사 휴대폰 파손보험을 함께 가입해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경우 보험사와 통신사 두 곳에서 모두 보험금을 받지 못한다. 통신사별 비례보상에 의거해 보험사에서 일부, 통신사에서 일부를 받는 식으로 나눠받게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휴대품 분실시 도난 사실을 스스로 입증해야해 여행 중 물건을 분실했다면 즉시 주변 목격자를 확보하거나 현지 경찰에 바로 도난신고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