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바쁘다. 주변을 돌아볼 틈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도 한번쯤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zoom) 무언가가 있다. ‘한줌뉴스’는 우리 주변에서 지나치기 쉬운 소소한 풍경을 담아(zoom) 독자에게 전달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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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린동 청계천 일대에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준비한 초록우산이 후원자의 이름과 함께 걸려있다. /사진=허주열 기자 |
며칠 전부터 서울 종로구 서린동 청계천 일대가 초록색 우산으로 뒤덮였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지난 26일부터 후원자의 이름이 적힌 1004개의 초록우산을 청계천 공중에 전시한 것.
그 의미가 궁금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물었다.
“건강과 경제적 여건 등을 이유로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있어요. 안타까운 현실을 알리고 이들에 대한 깊은 관심과 후원의 필요성을 환기시키기 위해 마련한 ‘2017 초록우산 천사(1004)데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초록우산을 전시한 겁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따르면 지난 26일 청계천 일대에선 배우 한효주가 함께한 가운데 주위의 어렵고 소외된 아동들에 대한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고 알리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특히 한효주는 1004만원을 직접 기부해 행사를 더욱 빛냈다.
이처럼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유명인이나 대기업이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했다는 소식이 종종 들린다. 하지만 기부는 ‘가진 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때로는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얼굴 없는 천사’의 작은 기부 소식이 우리에게 더 큰 울림을 준다. 이는 ‘나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해 또 다른 기부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기도 한다.
국내의 어려운 어린이를 돕기 위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후원하는 이들의 수는 17만7000여명이다. 이들 모두가 경제적으로 넉넉해서 기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본인뿐 아니라 함께 잘 사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적잖은 금액을 내놓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기자도 이런 마음에서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매달 소액을 한 복지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소수가 큰 금액을 기부하는 것보다 많은 사람이 조금씩 나누는 게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나만 잘사는 게 아니라 함께 잘사는 사회는 이런 마음이 모여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