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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국내 은행권에 장기 휴가 열풍이 불고 있다. 문재인정부 들어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이 강조되면서 은행의 휴가 복지제도가 급변해서다. 10일 휴가는 기본이고 최장 20∼한달 휴가까지 등장했다. 장시간 노동에 찌들었던 은행원들이 충분한 휴식과 자기계발의 기회를 얻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리프레쉬(Refresh) 휴가’를 시행중이다. 연차휴가 10일과 특별휴가 5일을 붙여서 쓸 수 있다. 영업일 기준으로 15일을 연속으로 쉴 수 있으며 공휴일까지 포함하면 휴가 기간은 최대 23일에 이른다. 기간을 쪼개서도 사용 가능하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긴 휴가기간을 보내면서 자기계발이나 여행 등을 통해 얻은 아이디어를 내는 직원들이 많다”며 “직원의 삶의 질이 윤택해지는 계기다”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부터 휴가비 지원제도와 연차휴가 5일 의무사용을 연계해 효과적인 휴가정착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 투게더(Together) 휴가에 자기계발휴가까지 붙여 사용할 경우 공휴일을 포함해 최장 16일 간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우리 투게더 휴가제에 대한 의무 사용제 도입으로 조직 구성원간 사전 휴가 일정 공유를 통해 사용하면서 직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신한은행은 올해부터 직원들의 휴가제도인 '웰프로'를 활용해 13일(영업일 기준)이휴가를 쓸 수 있다. 신한은행은 2010년부터 모든 직원이 10일 간 의무적으로 쉬는 웰프로(Well-pro) 제도를 도입했다. 올해 '웰프로2.0' 도입으로 휴가 기간이 3일 늘어난 것이다.
KB국민은행은 개인별 연차 휴가에 5일은 무급으로 지정해 직원들이 열흘간 휴가를 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봉사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끼도록 하는 휴가도 있다. SC제일은행은 직원들의 연차와는 별개로 이틀의 휴가를 제공, 재능기부 등의 봉사활동에 나설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같이 은행권이 장기 휴가를 통한 워라밸 문화 확산에 기여하자 정부가 반기는 분위기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회사원들은 1년간 주어진 연차휴가 일수(15.1일)의 절반가량인 7.9일밖에 쉬지 못한다. 업무량이 많거나 회사 상사들의 눈치를 보며 휴가를 사용치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권은 CEO(최고경영자)들이 직접 나서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워라밸’ 문화 확산을 강조하고 장기휴가를 독려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한 관계자는 “은행권이 어린이집 개설, 유연근무제를 등을 통해 직원들의 일과 가정의 양립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여기에 장기간 휴가를 제공하면서 직원들의 재충천과 자기계발을 유도하고 있어 정부도 이런 은행권을 지원할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