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영탁 비마이카 대표. /사진=박정웅 기자 |
'노는 차' 연결 플랫폼으로 거품 줄이고 낭비 최소화
조영탁 비마이카(BeMyCar) 대표
공유경제가 화두가 된 지 오래다. 공유경제 개념은 나눠쓴다는 영어식 표현 ‘셰어링’(sharing)으로 통한다. 휴대폰 배터리, 우산, 자전거, 자동차, 집에 이르기까지 셰어링이 파고든 범위는 넓다. 한정된 재화에 대한 ‘소유’보다 ‘이용’ 측면에 집중한 셰어링의 가치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재화의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는 대신 효용을 강조한 면이 통한 것.
셰어링을 비즈니스와 접목한 사례도 많다. 대표적인 게 공유숙박 이름을 건 에어비앤비다. 개인 소유의 집을 여행객에 제공하는 숙박공유는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여행의 한축을 차지했다. 세계 최대규모의 호텔체인인 메리어트는 최근 공유숙박으로 눈길을 돌렸다. 공유경제 경험이 미미한 국내에 에어비앤비가 상륙했다. 각종 제도(규제)와 불협화음 속에 부분적으로나마 국내 숙박시장의 틈새를 파고들었다는 평이다.
자동차의 경우 규모는 크지 않지만 카셰어링은 일상의 한부분을 차지했다. 예약 차량을 시간 단위로 이용·반납하는 쏘카가 대표적이다. 쏘카의 카셰어링은 회사(쏘카) 소유의 차량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와 다른 모델의 카셰어링도 눈에 띈다. 중소형 렌터카업체들을 플랫폼으로 연결한 비마이카(BeMyCar)가 그것이다. 서울 광진구 비마이카 본사에서 조영탁 비마이카 대표(42)를 만났다.
◆IMS, 쉬는 차량을 연결하다
조 대표는 2013년 카셰어링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비마이카는 쏘카와 차이가 있다. 쏘카가 이용자 관점에서 회사 차량을 서비스(B2C)한 것과는 달리 사업자 관점에서 차량을 제공(B2B)하기 때문. 비마이카는 왜 세상에 나왔을까.
“국내에는 1000여곳의 렌터카업체가 있습니다. 이들이 보유한 차량은 18만대 규모인데 평균 회전률은 60~70% 수준입니다. 다시 말해 30~40% 차량이 쉬고 있다는 점에 집중했습니다. 이 차량들을 플랫폼에 연결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낮은 가격으로 차량을 공급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선 것이죠.”
비마이카는 중소형 렌터카 차량공유플랫폼의 또 다른 이름이다. 비마이카는 조 대표의 말처럼 ‘플랫폼’을 지향한다. 지난 6년간 구축한 플랫폼이 결실을 봤다. 독자적인 시스템인 ‘IMS’(Intelligent Mobility System)가 그것. 현재 비마이카의 IMS에는 전국 중소형 렌터카업체 30%(약 3만5000대)가 연결돼 있고 올해 50%(8만대)로 확대될 예정이다.
비마이카의 IMS는 렌터카업체 등 다양한 모빌리티 사업자들에게 네트워킹된 차량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IMS의 특징은 크게 네가지다. 차량이 필요한 사업자가 차량을 요청하면 필요한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렌터카 사업자가 해당차량을 공급하는 수요자최적화시스템(Demand-Asset Optimization System), 차량이용계약을 위한 전자계약서 기반 매입·매출관리(ERP), 차량의 실시간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차량진단모듈(OBD) 장치부, 차량 보유사업자 차량을 매각 또는 매입하는 시스템이다. 금융인 출신인 조 대표가 낯선 카셰어링 플랫폼을 생각하고 구축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우선 렌터카업계의 특성을 알아야 했죠. 고객(이용자) 입장에서가 아니라 사업자 관점에서 카셰어링을 고민했기 때문입니다. 렌터카업체가 처음부터 문을 열지는 않았습니다. 비마이카가 그동안 매입한 차량만 1000대가량 됩니다(웃음). 그런데 렌터카업계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이들끼리 서로 차량을 제공하는 게 보였습니다. 플랫폼이 아닌 전화로 몇대 빌려주곤 하는 식이었습니다. 플랫폼의 가능성을 본 것이죠.”
조 대표는 비마이카 설립 이후 렌카를 인수했다. 렌카는 보험대차서비스다. 보험사는 대차 비용을 줄이고 고객은 보다 빠르게 대차 서비스를 이용하는 장점을 부각한 것. 렌카 인수는 렌터카 네트워킹을 고민 중이었던 조 대표의 IMS 실현을 앞당긴 촉매인 셈이다. IMS에 대한 관심은 입소문을 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투자 유치로 이어졌다.
◆카셰어링의 에어비앤비… 해외진출 임박
비마이카는 최근 ‘뿅카’를 론칭했다. 뿅카는 소비자들이 뿅카고(GO)의 브랜드카를 무료로 드라이브하고 포인트를 적립하는 모빌리티 광고 플랫폼이다. 작은 모델이지만 B2B에서 B2C로 비마이카를 확장하는 연장선에 있어 눈길을 끈다. 또 올 하반기 B2C의 새로운 모델인 구독형 공유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모두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카셰어링의 형태라는 설명.
구독형 카셰어링은 개인이 차량을 구입하는 방식에 착안했다. 현재의 차량금융상품에서 고객들이 부담하는 비용을 낮추고 IMS 플랫폼을 연결해 카셰어링을 하는 것. 그렇게 되면 고객은 다양한 타입의 차량을 ‘내차’처럼 이용할 수 있다. 회사명이 왜 비마이카인지 떠오르는 대목이다.
“자동차보험 때문에 개인 소유의 차량을 오픈형 카셰어링으로 끌고 갈 수 없는 한계도 있습니다. 이에 반해 현실에선 장기렌터카가 존재합니다. 이런 지점에 구독형 서비스가 있습니다. 구독형 카세어링 차량을 IMS 플랫폼에 연결할 예정입니다. 쉬는 차량을 필요로 하는 고객한테 매칭하고 원하는 차량을 제공하는 것, 이른바 공급자-수요자 온디맨드 모빌리티입니다. ‘IMS에 모인 차량을 이용하자’라는 게 IMS의 핵심이죠.”
비마이카는 ‘노는 차’를 연결하는 플랫폼 아이디어 하나로 6년을 달려왔다. 지난해에는 2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400억원을 예상한다. 이와 함께 보다 적극적인 해외로 발을 넓혀 B2C와 C2C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장기적으로 비마이카의 ‘에어비앤비’화를 꿈꾼다. 개인 간 재화를 공유하는 온전한 오픈 카셰어링이 목표다.
조 대표는 IMS가 세계 유일의 카셰어링시스템이라고 자부한다. 해외진출을 눈앞에 둔 조 대표의 출사표는 간단명료했다. “진정한 카셰어링요? 결국 개인 차량을 공유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재화의 불필요한 낭비는 줄고 개인의 이익은 커지겠죠.”
☞ 본 기사는 <머니S> 제592호(2019년 5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