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3사 대적할 수입 프리미엄. /사진=각 사
독3사 대적할 수입 프리미엄. /사진=각 사
프리미엄 세단을 타는 모습을 한번쯤은 상상한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가 제공하지 못하는 편안한 승차감과 안정감 그리고 넉넉한 2열좌석 등이 주는 매력 때문이다. 고급스러운 외관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미지는 차에서 내릴 때 무의식적으로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국내 프리미엄 세단시장은 여전히 중요하다. 지난해 ‘불차’라는 오명을 쓴 BMW의 추락으로 시장 규모가 축소됐지만 연간 8만대 이상의 수요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독일 3사가 이 시장을 꽉 잡고 있지만 도로 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탓에 ‘강남 쏘나타’라는 말까지 나온다. 독일차에서 조금만 시야를 넓히면 선택지가 많아진다.

‘스웨디시 젠틀맨’ 볼보 S90

볼보자동차 S90. /사진=볼보자동차
볼보자동차 S90. /사진=볼보자동차
독일 3사를 제외하고 최근 국내 수입자동차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브랜드를 꼽는다면 단연 볼보자동차다. 2014년 이후 6년간 매년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인 볼보는 지난해 1만대 클럽에 가입했다. 주력 모델로 자리잡은 XC레인지(XC40, 60, 90) 덕분. 물론 볼보자동차에 SUV만 있는 것은 아니다. 프리미엄 세단 부문 역시 경쟁력을 갖췄다.
한국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최근 선보인 G80과 같은 선상에 있는 모델인 S90이다. 5900만~6590만원으로 프리미엄 세단임에도 가격경쟁력이 있다. 그렇다고 품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대표적인 것은 사운드다. XC90을 통해 볼보자동차가 최초 선보인 바워스&윌킨스(B&W, Bowers & Wilkins)의 음향 시스템이 S90로 넘어오면서 한층 더 개선됐다.

연료효율성은 높이고 배출가스는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된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을 적용해 4기통 2.0ℓ 가솔린 엔진임에도 최고출력 254마력, 최대토크 35.7㎏·m의 힘을 낸다. 파일럿 어시스트(Pilot Assist)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daptive Cruise Control),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 도로 이탈 방지 및 보호, 사각지대 정보 등 동급 최고의 안전 및 편의기술은 기본 탑재된다.


S90의 리어 서스펜션은 일반적인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독립된 휠에 코일 스프링과 스트럭, 쇼크업 쇼버를 장착하는 것과는 달리 가로 배치를 한 링크 스프링이 적용됐다. 코일 스프링 대신 링크 스프링을 적용해 언더 스티어 및 오버 스티어 현상이 최소화한다.

‘아메리칸 럭셔리’ 캐딜락 CT6
캐딜락 CT6. /사진=캐딜락
캐딜락 CT6. /사진=캐딜락
터보모델이 빠진 것은 아쉽지만 신모델(REBORN CT6) 출시 후 판매실적에도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올해 1분기 CT6의 판매실적은 전년대비 늘었다. CT6는 캐딜락의 미래 핵심 기술력 및 아이덴티티를 함축한 ‘에스칼라’(Escala) 컨셉트의 디자인 언어를 적용한 최초의 양산형 세단이다. 세련되게 정돈된 수직형 LED 라이트와 전면 그릴 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운전자뿐만 아니라 탑승자의 손길이 닿는 모든 곳에 캐딜락만의 장인 정신이 담긴 수작업 방식인 ‘컷 앤 소운’(Cut-and-Sewn)공법을 적용한 최상급 가죽 및 소재들로 마감했다. 특히 1~2열 시트를 최고급 프리미엄 가죽으로 제작해 탑승자에게 최적의 착좌감을 선사한다.

개선된 3.6ℓ 6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기본으로 장착해 최고출력 334마력, 최대토크 39.4㎏·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캐딜락 세단 최초로 하이드로매틱 자동 10단 변속기도 장착했다. 전자식 변속 레버 시스템(ETRS, Electronic Trans. Range selection), 20인치 프리미엄 휠, 최첨단 4륜구동 시스템 등과 조화를 이뤄 정교한 드라이빙 감성을 제공한다. GM만의 차세대 프레임 제조 방식인 ‘퓨전 프레임’(Fusion Frame)은 동급 모델 대비 약 100㎏의 경량화를 이뤄내 대형 세단 특유의 무거운 느낌을 최소화한다.

노면을 1000분의1초마다 감시해 기민한 서스펜션의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agnetic Ride Control), 주행 시 조향 각도에 따라 뒷바퀴를 함께 움직여 회전반경을 최소화하는 ‘액티브 리어 스티어링’(Active Rear Steering) 등 주행 보조 기술은 민첩하고 다이내믹한 주행감을 전달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의 첨단 안전 사양과 정속 주행 시 2개의 실린더를 비활성화해 연료 효율성을 높여주는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Active Fuel Management)시스템은 안정감 있고 효율적인 주행을 돕는다.

불매에도 빛난 렉서스 ES300h

렉서스 ES300h. /사진=렉서스
렉서스 ES300h. /사진=렉서스
지난해 한일 무역갈등으로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판매실적에 타격을 받은 렉서스. 일본차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는 이전까지 독일 3사에 대적할 대표적인 프리미엄 세단 중 하나로 불렸다. 불매운동 여파로 지난해 판매실적이 전년대비 약 17% 감소했지만 일본 브랜드 중 가장 인기 있는 모델임은 분명하다.
대표 모델은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차량인 ES300h다. ES는 1989년부터 승차감, 정숙성, 실내공간 등의 강점으로 렉서스를 이끌어 왔다. 어느덧 7세대에 이르렀다. 새로 개발된 플랫폼인 GA-K(Global Architecture-K)는 ES만의 승차감과 정밀한 핸들링, 강화된 차체 강성, 최적의 무게 배분으로 운전의 재미를 느끼게 한다.


경량화와 효율을 추구한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에는 새로 개발된 2.5ℓ 엔진이 탑재됐다. 178마력의 힘을 내는 직렬 4기통 가솔린엔진에 120마력의 전기모터가 결합돼 218의 총 시스템 출력을 자랑한다. 최대토크는 22.5㎏·m이다.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복합 연비가 17.0㎞/ℓ에 달한다.

정숙성도 우수하다. 플로어 사일렌서의 커버리지를 확대해 노면 및 엔진 소음을 억제한다. 마이크로 소음을 감지해 스피커로 이를 상쇄시키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도 적용됐다. 거주성도 마찬가지다. 2870㎜로 확장된 휠 베이스는 커플 디스턴스가 이전 세대 대비 7㎜ 늘어 충분한 레그룸을 선사한다. 실내 마감재는 프리미엄 세단에 걸맞은 최고급 가죽, 프리미엄 금속 소재, 부드러운 패드 등이 적용됐다. 렉서스 타쿠미(장인)의 엄격한 품질 관리는 이 브랜드가 자신하는 부분 중 하나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2호(2020년 4월28일~5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