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잠 못 이루는 올빼미 투자자 놓고 매일 밤 증권사는 ‘맞불’…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로이터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로이터

# 최근 직장인 A씨는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새벽에 마감된 뉴욕증시 지수와 일명 ‘팻맨’(FAATMAN)으로 분리는 종목의 주가 변화를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팻맨’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넷플릭스의 알파벳 첫 글자를 딴 단어로 ‘서학개미’로 불리는 해외주식 직구족에게 가장 인기있는 종목이다. 최근 나스닥 지수가 급락과 급등으로 불안한 장세를 보이자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새벽까지 지수를 바라보는 날이 부쩍 늘었다.


주식투자 광풍 속에 개미(개인투자자)가 해외주식으로 손을 뻗친다. 넷플릭스의 드라마를 보기 위해 밤을 새는 것처럼 ‘서학개미’가 해외주식에 점차 매료되는 모습이다.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국내에서 폭락장을 경험했던 개미는 해외주식 직접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해외주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의 상반기 외화증권수탁 수수료는 총 2224억2800억여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756억원보다 약 3배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연간 외화증권수탁 수수료 금액인 1634억원도 넘어설 만큼 서학개미가 대폭 늘어난 것이다.


증권사별로는 업계 1위 미래에셋대우가 613억원으로 가장 많고 삼성증권이 501억원으로 바짝 뒤쫓고 있다. 각각 전년 대비 3배와 2.5배 늘었다. 전체 증권사 수수료 수익 절반을 양사가 차지한다. 3위인 한국투자증권(232억원)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사실상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이 해외주식 서비스에서 양대 산맥을 구축한 셈이다.


해외주식서비스 1·2위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의 상반기 외화증권수탁 수수료 총액.(6월30일 기준) ©금융투자협회
해외주식서비스 1·2위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의 상반기 외화증권수탁 수수료 총액.(6월30일 기준) ©금융투자협회

◆ 4050 미래에셋 vs 2030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해외주식 거래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선두권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향후 20~30대 젊은층을 공략해야 하고 반대로 삼성증권은 40~50대 중장년층을 끌어들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올 상반기 해외주식 거래 이용고객의 연령대별 비중을 보면 미래에셋대우는 ▲50대 이상 37% ▲40대 23%로 4050세대가 60%를 차지하며 핵심고객이 됐다.
반면 삼성증권은 ▲20대 25.1% ▲30대 38.6%로 2030세대가 63%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20대 해외주식 이용 고객은 전년 동기 대비 12.3배, 30대는 9.5배 늘었다”고 설명했다.


서학개미가 해외주식 거래를 위해 찾은 증권사가 연령대별로 완전히 갈린 것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전문 투자자를 타깃으로 하는 대표 종목 정보력을 내세우고 삼성증권은 젊은 신규고객을 타깃으로 삼아 낮은 수수료를 앞세운 게 각각 4050의 노련한 투자자와 2030 초급 투자자의 마음을 저격한 것이다.


해외주식 거래 상반기 이용고객 연령대별 비중.(6월30일 기준)©각사
해외주식 거래 상반기 이용고객 연령대별 비중.(6월30일 기준)©각사

◆ 차별화 정보의 '미래에셋', 이젠 2030 공략 ‘유튜브’ 전면에

미래에셋대우는 대표 종목 정보력에 콘텐츠 제공을 위한 유튜브 채널과 실시간 시세 제공 등의 전략을 추가로 장착한다.


지난해 해외주식 관련 월평균 100건의 보고서를 발행해 업계 최고 수준의 발행량을 보였다. 이어 올해부터는 국내 증권사 최초로 아마존과 페이스북 등 일명 팻맨 종목을 포함한 글로벌 인터넷 9개 종목의 보고서를 통해 실적 전망치와 목표주가도 제공 중이다,


이를 통해 4050 중장년층 투자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미래에셋대우는 올 하반기부터 2030 젊은 초급투자자 공략을 위한 채널 운영에 들어갔다. 젊은층 시선에 맞춘 유튜브 채널 ‘쉬운 금융 이야기-스마트머니’를 운영해 우량기업과 투자포인트 및 리스크 요인 등을 설명한다.


또 올빼미족을 노린 해외지수 실시간 시세 무료 제공에도 나섰다. 이경일 글로벌주식마케팅 팀장은 “나스닥 종합 등 뉴욕지수 3개와 니케이255·항셍지수 등 아시아지수 4개 등 총 7개의 중요 해외지수 실시간 시세를 무료로 확인 가능토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 수수료 할인의 '삼성증권', 이젠 4050 공략 ‘언택트 정보’ 제공

삼성증권은 해외주식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한 수수료율 인하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 


삼성증권을 통해 처음 계좌를 개설한 젊은 초보 투자자는 해외주식 온라인 매매 수수료율을 0.09%만 적용한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삼성증권은 이 혜택을 연말까지 계속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증권사 평균 해외거래 수수료율이 통상 0.25~0.4%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수수료율은 파격적이다. 2030 신규고객이 몰린 이유다.


하지만 4050세대를 잡기 위해 하반기부터는 다양한 언택트(비대면) 정보 서비스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미국과 중국시장의 유망 종목을 중심으로 다루는 ‘미스터 해외주식’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하기 시작한 것. 장효선 글로벌주식팀장이 직접 진행하는 이 콘텐츠는 최근 확산되는 메가트렌드에 부합하는 투자에 대해 설명한다. ‘미스터 해외주식’은 격주로 목요일 오후 4시 삼성증권 유튜브 채널 ‘삼성팝(Samsung POP)’에서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장효선 팀장은 “증시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데 이어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를 반영해 투자자를 위한 언택트 설명회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