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윤형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극적으로 화해하며 '원팀' 정신을 강조한 가운데, 윤 후보를 한달음에 달려오게 한 이 대표의 명연설이 화제다.

이 대표는 6일 오후 5시 20분께부터 30분간 국회 본관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통해 공개 연설을 진행했다.


이날 단상에 오른 이 대표는 "이 자리에 제가 서서 굳이 공개 발언을 요청하는 이유는 딱 한 가지"라며 "지금까지 당내 오랜 불신과 그리고 반목으로 인해 우리가 고생했던 것이 있다면 그것을 오늘 털어내기 위한 자리로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낙연 대 이재명'이라는 빅 매치라고 홍보하던 민주당에 비해 우리 당의 경선은 훌륭하신 대선주자들이 조기에 입당했다"며 "아주 공정하고 아주 치열한 경선을 통해 훌륭한 후보자를 선출하는 것으로 잘 마무리됐다. 그 경선으로 국민들이 새로운 희망을 봤기 때문에 우리 당은 대통령 선거가 시작되는 시점에 10% 이상 되는 우위를 가지고 선거에 돌입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냉정하게도 오늘의 현실을 되짚어보면 저희는 10% 차로 뒤지는 여론조사를 곳곳에서 경험하고 있다. 이것에 대해 많은 사람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당장 우리 윤석열 후보부터 당 대표인 저까지 그리고 각자의 위치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시지만 지난 한 달 하락세 기간 동안 우리의 대처는 너무 소극적이었다"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의 말도 안 되는 생태탕 의혹을 막아냈던 것은 자신들의 선거라고 그걸 생각했기 때문에 열심히 자료를 찾아서 반박 자료를 만들고 인터넷상에 뿌리고 가족 단톡방에 그것을 뿌렸던 젊은 세대의 네거티브 대응이었다"며 "이미 지방 조직과 관변 단체를 상당수 장악한 민주당에 비해 우리가 기댈 것이라고는 자발적인 젊은 세대의 참여의 문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준석이 2030을 인질 삼아 본인의 정치적 목표를 실현한다, 지방선거에서 이준석이 득세하기 위해 이런 난동을 부리고 있다라고 표현하는 유튜브들에게 제가 반박하겠다"라며 "당 대표 이준석이 된 경선 승리, 공정한 경선 그리고 대선 승리를 위해 준비했던 과정 그거 다 아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선대위에 돌아올 수 없던 이유에 대해 "어쩌면 많은 젊은 세대가 아직도 우리 당의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저는 그들과 함께 가려고 했다"라며 "그런데 과연 2주간 무엇이 바뀌었나. 저는 그래서 오늘도 여러분께, 의원님들께 호소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2030세대에 관해서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 이후로 우리에게 왔다고 착각했던 그 지지층은 4년 전에는 문재인 정부의 열렬한 지지층이었고 우리 당을 탄핵으로 내몰았던 지지층이었다"며 그들이 현 정부에 의구심을 품고 반발했던 계기로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공정성 문제를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는 최근 윤 후보가 2030세대와 잘 접촉해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어려운 말씀이었겠지만 잘했고 좋은 시작이었다. 저는 그걸 이어나가려고 했다"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의원들을 향해 "태극 마크를 달기 위해 노력했던 우리 선수들의 의지를 '나랏일 하는데 당신들이 포기해라'라는 가치만으로 꺾어버리려고 한다는 것에서 시작됐다"라며 "어쩌면 제 나이 때쯤 되면 '당을 위해 니가 희생해라'라는 표현은 애초에 들리지도 않는 표현일 것이고 '당을 위해서 무조건 따르라'라고 하는 표현은 설득의 방법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또 "지금 우리가 젊은 세대에게 최근 지지율의 고전을 겪는 이유는 그들에게 와닿지 않는 명분 하나만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라며 "모든 혼란에 대해 당 대표에게 서운하신 점이 있다면 저에게 많은 질책을 가해 달라. 하지만 선거 승리를 위해 각자 다른 방법의 노력이 있다는 사실만은 앞으로 기억해 주시고 반영해 달라"라고 했다.

이 대표는 연설을 마친 후 당내 의원들과 두 시간가량 비공개 회의를 이어갔고, 이에 윤 후보는 오후 8시께 의원총회가 진행 중인 국회 본관 예결위 회의장을 찾았다.

이 대표와 윤 후보는 비공개 만남을 마친 후 함께 의총장에 등장해 손을 맞잡아 올리는가 하면, 서로 껴안으며 애정 어린 말을 주고받았다. 오랜 갈등 봉합의 마무리 수순이었다.

윤 후보가 앞에 앉아있는 가운데 단상에 오른 이 대표는 "당 대표로서, 택시 운전 자격증을 가진 사람으로서 '평택 소방관 빈소 조문' 일정에 후보님을 손님으로 모셔도 되겠느냐"라고 물었고, 이에 윤 후보는 벌떡 일어나 엄지를 치켜 세우며 화답했다.

이를 지켜보던 의총장 내 의원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대선 승리를 다짐했다.

한편 이 대표의 연설, 이 대표와 윤 후보의 뜨거운 포옹,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이 대표가 직접 운전하는 차에 올라탄 윤 후보의 모습 등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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