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왕숙지구 지나는 4호선 진접선. / 사진=국가철도공단 제공
남양주 왕숙지구 지나는 4호선 진접선. / 사진=국가철도공단 제공
"진접선 개통으로 서울역까지 버스로 2시간이 걸리던 이동시간이 52분으로 줄어들어요"
7일 진접선의 첫 역인 별내별가람역에서 만난 허진효 국가철도공단 수도권광역사업단TF 단장은 "남양주에 처음 들어서는 전철로, 수도권 동북부 지역의 교통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공사 시작 약 10년 만인 이달 19일 드디어 남양주 내에 별내별가람역과 오남역, 진접역이 개통된다. 그간 서울 도심(서울역 기준)에서 남양주 진접역 인근까지 가려면 버스로 2시간 정도 걸렸다. 이번 4호선 개통으로 52분 만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 3개 신설역에 하루 승하차 인원은 3만5000여명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서울지하철 4호선이 22년여만에 연장된다. 기존 오이도~당고개 노선이 수도권 동북부 지역인 남양주시 진접역까지 14.892㎞ 늘어난다. 4호선이 연장되는 것은 2000년 7월 안산~오이도 구간이 개통된 이후 22년여만이다.


진접선(당고개∼진접) 복선전철 노선도. / 그래픽 제공=뉴시스
진접선(당고개∼진접) 복선전철 노선도. / 그래픽 제공=뉴시스
전체 구간은 15㎞ 정도에 불과하지만, 당고개역에서 남양주시 진접 지역까지 이동하려면 버스로는 1시간, 승용차로는 30분이 걸렸다. 이번 진접선이 개통되면 소요시간은 15분으로 단축된다.

이달 19일 공식 개통을 앞두고 있는 4호선 진접선 복선전철은 총 사업비 1조4192억원을 투입해 10여년에 걸쳐 진행한 대도시권광역철도사업이다. 2012년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을 시작으로 2015년 노반공사 착공 등을 거쳐 지난해 8월부터 종합시험운행을 진행, 올해 3월 약 10년 만에 개통을 앞두고 있다. 운행 철도는 일부 교량 구간(2㎞)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지하터널로 구축됐다.

수도권 동북부 지역의 서울 도심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양주 지역민을 포함해 하루 3만5000명 이상이 진접선을 타고 서울 도심을 오갈 전망이다. 남양주시 인구는 73만명으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9번째로 많지만, 철도교통 및 도시 기반시설 등 생활 인프라가 부족한 편이다. 서울과 이어지는 국도 47호선은 상습적인 교통정체 구간으로 악명이 높았다.

1조4192억원 투입 수도권 동북부 전철길…별내·오남·진접 3개역

사진은 지하철 4호선 연장 진접선 신설역인 진접역. / 사진=김동우 기자
사진은 지하철 4호선 연장 진접선 신설역인 진접역. / 사진=김동우 기자
진접선 개통 전에 먼저 찾은 별내별가람역은 막바지 손님맞이 채비로 분주했다. 별내별가람역은 서울시와 남양주시를 잇는 진접선의 첫 역사다. 별내신도시의 모습처럼 간결한 공간연출이 눈에 들어오는 구조다. 연면적 규모는 8972㎡로, 하루 이용자 수는 9140명(2025년 기준)으로 추산된다. 이후 8호선 연장을 고려해 환승 대합실을 갖춘 지하 3층으로 구성됐다. 지하 1층 대합실부터 지하 3층 승강장으로 이어지는 통로와 환승 구역(지하 2층)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분리, 동선 효율성을 높였다.

진접선 구간은 별내별가람역에서 시작해 오남역, 진접역으로 이어진다. 역간 이동시간은 당고개~별내별가람역은 5분, 별내별가람~오남은 6분30초, 오남~진접은 2분30초씩이다. 역사는 모두 환승을 고려해 지역 내 교통요충지에 만들어졌다.

별내별가람역에서 6분여 걸려 도착한 오남역은 지하 2층, 연면적 8282㎡ 규모다. 하루 이용자 수는 9435명으로 추산된다. 중간 역사로 이용자의 이동 동선을 줄일 수 있도록 지하 2층으로 구성했다. 지하 1층 대합실에는 내부 기둥이 없다. 아치형구조로 설계돼 지상같이 탁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종착역인 진접역은 '랜드마크' 같은 역사다. 남양주시의 지역 문화와 역사, 자연적 특징을 담아 설계됐다. 지상부로 연결되는 '썬큰광장'은 거대한 나뭇잎을 형상화한 유리구조물로 덮혀있다. 썬큰광장을 지나쳐 내부로 들어오면 지역을 대표하는 위인 '다산 정약용' 선생의 서첩 '하피첩'을 새긴 벽면이 한눈에 들어온다. 연면적 9057㎡로 하루 이용자는 1만5995명으로 추산된다.

넓어진 좌석·쾌적한 공기질…

의자폭 넓힌 6인석 좌석·실내 공기질 개선장치
진접역 성큰광장. / 사진제공=철도공단
진접역 성큰광장. / 사진제공=철도공단
신규 역사인 ▲별내별가람역 ▲오남역 ▲진접역 등 3곳은 각종 신기술이 적용됐다. 진접선 전체 구간 중 85.9%에 해당하는 12.8㎞가 지하터널로 조성됐음에도 기존 구간과 비교했을 때 소음과 진동에 따른 불편함은 물론, 실내 공기질 환경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개선됐다. 

전 역사에 승강장 안전설비(스크린도어)를 완전 밀폐형으로 설치해 미세먼지 유입을 최소화했고 공기질 개선장치를 각 역사와 전동차 내부에도 설치했다. 또한 공기질 환경을 사당역에 위치한 서울교통공사 상황실에서 원격 모니터링하는 시스템도 갖춰 서울과 수도권 내 모든 역사 중 가장 공기가 깨끗하다는 게 철도공단 측 설명이다.
오는 3월 19일 개통 예정인 서울지하철 4호선 진접선 연장 구역에 투입되는 신규 전동차 내부 모습. / 사진=김동우 기자
오는 3월 19일 개통 예정인 서울지하철 4호선 진접선 연장 구역에 투입되는 신규 전동차 내부 모습. / 사진=김동우 기자
아울러 이번에 새로 제작돼 투입하는 총 5대의 신규 전동차는 탑승자 친화적인 환경이 두드러졌다. 기존에는 차량 중앙에 설치됐던 안내 화면이 출입문 상단으로 모두 옮겨졌으며, 출입문 LED와 무정전 조명 등의 장비로 시인성과 안전성을 모두 확보했다.

객실 내 휠체어 탑승공간도 넉넉하게 마련했을 뿐 아니라, 객실의자 역시 탑승객들의 불편사항을 반영했다. 7인석이었던 객실의자를 6인석으로 줄이면서 1인당 의자폭이 43.5㎝에서 48㎝로 넓어졌다. 10~12분의 배차 간격으로 한 번에 10량의 열차가 움직이며 1570명이 탈 수 있기에 전체 탑승인원에서도 기존과 큰 차이가 없었다. 
 

향후 8·9호선도 연결…수도권 동북부 전철시대 본격화

신규 역사의 경우 각각의 입지에 맞춰 설계됐다. 별내지구 아파트 단지와 초등학교가 인접한 별내별가람역의 경우 이용자 안전을 위해 모든 출입구에 에스컬레이터 설치를 검토하고 버스 교통을 연계하기 위한 동선도 구조화했다.

오남지구와 진접2지구 모두를 아우르는 오남역은 향후 지역 주민들의 커뮤니티 시설로 활용한다는 목표로 각종 최신 공법을 적용했다. 지하철 역사 최초로 아치형 천장 구조를 적용해 역사 내 통행을 방해하는 대형 기둥이 모두 사라졌을 뿐 아니라, 역사에 조성하는 '만남의 광장'에는 집광한 외부 태양광을 지하에 직접 채광하는 조명을 구비해 지하 공간에도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오는 3월 19일 개통 예정인 지하철 4호선 진접선 연장 구간의 오남역 역사 모습. 아치형 천장 구조로 기둥이 없으며 만남의 광장에는 자연채광 조명이 설치됐다. / 사진제공=한국철도공단
오는 3월 19일 개통 예정인 지하철 4호선 진접선 연장 구간의 오남역 역사 모습. 아치형 천장 구조로 기둥이 없으며 만남의 광장에는 자연채광 조명이 설치됐다. / 사진제공=한국철도공단
역사 사이의 거리 역시 적절하게 배치됐다. 운행횟수는 왕복 기준으로 평일에는 152회가 운영되며 출퇴근 시간대에는 배차간격이 10분으로 짧아진다. 당고개역에서 별내별가람역까지는 약 4㎞, 별내별가람역에서 오남역은 7㎞, 오남역에서 진접역은 2㎞ 정도 수준이다. 가장 긴 구간인 별내별가람역에서 오남역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5분 남짓이다.

더욱이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된 8호선 별내선이 연장돼 별내별가람역과 연결되면 출퇴근 여건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앞으로 GTX-B 노선이 정차할 가능성도 크다. 서울 강남권을 30분 내에 이동할 여지가 생긴다. 이번 4호선 진접선이 서울 동북부 전철화 시대의 개막을 알린 셈이다.

지난해 4월 22일 제4차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을 통해 별내별가람역과 오남역 사이에 4·9호선 환승역으로 풍양역 또는 남양주역(가칭)이 들어서기로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오는 2027년 왕숙지구 입주에 맞춰 2㎞의 교량 구간에 지상역으로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울러 같은 계획에서 별내별가람역은 지하철 8호선과도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국토부 역시 3기 신도시 광역교통대 발표에서 8호선 별내역~별내별가람역 연장 계획을 공식화했다. 향후 이러한 계획이 현실화했을 때, 남양주시는 서울 동북권뿐 아니라 남동권과도 연결돼 서울과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다.

4호선 당고개~진접 복선전철 노선도. / 사진제공=국가철도공단
4호선 당고개~진접 복선전철 노선도. / 사진제공=국가철도공단
김한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진접선 개통으로 "주민들의 이동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며 서울 밖 철도 소외 계층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면서 "수도권 동북부 지역의 전철 확장 계획이 본격화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출퇴근 문제와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차 배차 간격을 절반 정도로 줄이고 철도 수송 분담률도 현행보다 3배 이상으로 늘리는 등의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진접선이 첫 수도권 광역 연장 개통 사례인 만큼, 향후 철도 중심의 국가 교통 서비스를 확충·전환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