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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국가정보국 내부고발자로 알려진 에드워드 스노든에게 시민권을 부여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각) 미 방송매체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연방 헌법에 따라 스노든을 러시아 시민으로 받아들였다. 스노든은 지난 2013년 내부 고발 이후 미국 내 간첩 혐의 재판을 피해 홍콩 등지에서 도피 생활을 이어왔다. 이후 러시아에 망명 신청을 했고 지난 2020년 러시아 영주권을 받았다. 그의 아내 린지 밀스도 곧 시민권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전해졌다.
스노든은 지난 9년 동안 독일과 폴란드 등 27개국 정부에 망명을 요청했다. 그러나 러시아를 제외한 다른 정부는 미국의 보복을 우려해 스노든의 요청을 수용하지 않았다. 그는 간첩 혐의로 미국에서 기소된 상태로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징역 30년을 선고받을 수 있다. 미 국무부는 아직까지 스노든에 대한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날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의 브리핑을 인용해 "스노든은 다른 미국인들처럼 재판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돌아와야 한다"면서 "달라진 것은 그가 러시아 시민권을 취득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징집될 수 있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스노든의 시민권 취득이 러시아 병력 확대 전략의 일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크렘린궁은 이날 스노든과 함께 외국인 72명에게 러시아 시민권을 부여했다. CNN은 크렘린궁의 시민권 부여 결정은 지난 21일 예비군 동원령 이후 5일 만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스노든의 법률 대리인 아나톨리 쿠체레나는 "스노든은 러시아군에 복무하지 않아서 징집령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