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거래가 재개된 신라젠이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모니터에 거래가 재개된 신라젠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사진=뉴스1
주식 거래가 재개된 신라젠이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모니터에 거래가 재개된 신라젠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사진=뉴스1

기사회생한 신라젠이 거래 재개 이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시가총액과 주가 모두 거래정지 전 수준을 뛰어넘었다.

17만 개미 웃었다… 신라젠 이틀만에 시가총액 6000억↑

14일 한국거래소(거래소)에 따르면 신라젠은 전 거래일 대비 29.95% 상승한 1만4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 재개 이후 이틀 연속 상한가다. 신라젠은 거래 재개 첫날인 지난 13일 시초가인 8380원에서 29.47% 상승한 1만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시가총액은 이틀 만에 6000억원가량 늘어났다. 시초가를 기준으로 한 신라젠의 시총은 8620억원이었다. 복귀 첫날 시가총액이 1조1161억원으로 2541억원 증가했고 거래 재개 이튿날에도 상한가를 기록해 1조4504억원으로 늘어났다.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순위는 전일 33위에서 22위로 상승했다.

이 같은 주가 상승은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2월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신라젠에게 6개월의 개선 기간을 부여하면서 ▲연구개발(R&D) 분야 임상 책임 임원 채용 ▲비 R&D 분야 투명경영·기술위원회 설치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한 영업 지속성 확보 등을 요구했다.


신라젠은 이후 메디컬·임상센터 등 R&D 인력을 20명으로 늘렸고 올 6월에는 R&D 부문 CMO(임상 책임자)를 영입했다. 지난달에는 스위스 제약사로부터 항암제 후보물질을 도입해 단일 파이프라인에서 벗어났다.

신라젠 경영진의 자발적인 보호예수 연장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신라젠은 전날 책임경영과 투자자 보호 일환으로 대주주 엠투엔과 주요주주 뉴신라젠투자조합1호가 보유한 주식 전량을 최대 2025년 10월12일까지 의무 보유한다고 공시했다. 엠투엔은 1875만주를 오는 2025년 10월12일까지 보유하며 뉴신라젠투자조합 1호는 1250만주를 오는 11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순차적으로 물량을 나눠 자발적으로 보유하기로 했다.

서홍민 엠투엔 회장과 계열사 리드코프는 보유하고 있는 엠투엔 주식 각각 487만9408주, 167만6814주에 대한 보호 예수 기간을 2025년 10월12일까지로 설정했다.

신라젠은 신규 파이프라인 도입과 임상시험 성과를 바탕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9월20일 스위스 제약사 바실리아와 항암제 후보물질 BAL0891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파이프라인을 확대했다. 주력 파이프라인 펙사벡(면역항암제)은 글로벌 제약사 리제네론과 함께 신장암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말까지 임상을 완료해 내년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김재경 신라젠 대표는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최대주주 엠투엔·관계사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연구 개발에 매진할 것"이라며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 오랫 동안 회사를 믿고 기다려준 주주들에게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라젠의 상장유지가 결정되면서 오는 25일 기업심사위원회가 예정된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서구 코오롱생명과학 본사./사진=뉴스1
신라젠의 상장유지가 결정되면서 오는 25일 기업심사위원회가 예정된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서구 코오롱생명과학 본사./사진=뉴스1

신라젠은 복귀 성공… 코오롱티슈진 운명은?

신라젠이 성공적으로 주식 시장에 복귀하면서 코오롱티슈진(티슈진)의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티슈진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 오는 25일 열릴 예정이다. 티슈진은 지난해 8월 기심위에서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고 지난 8월31일 개선기간이 종료됐다.

티슈진은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미국 임상 중단과 국내 허가취소 등으로 2019년 5월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대상으로 지정돼 거래가 중단됐다.

기심위를 앞둔 가운데 최근 행보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티슈진은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무릎 골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보사의 임상 3상을 재개했다. 가장 중요했던 인보사의 안전성·유효성 의혹을 어느 정도 벗었다는 의미다.

재무 건전성 회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8월 두 차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743억원을 조달했고 최근 3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면서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 거래재개 여부를 확신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미국 임상 3상 재개와 대규모 자금확보는 상장유지 결정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