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새 단지명 '올림픽파크포레온') 일반 분양가격이 공개됐다. 3.3㎡당 3829만원으로 책정됐다. 분양가가 공개되자 청약 수요자들은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당황하는 기색이었다. 일각에서는 고금리 여파로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특히 청약 대기자들이 손꼽아 기다렸던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13억원대로 예상되면서 중도금 대출도 받을 수 없게 됐다. 최근 빠른 금리인상으로 이자 비용이 커진 상황에서 수요가 가장 많은 타입의 중도금 대출이 불가한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동구청 분양가심의위원회는 지난 16일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에 3.3㎡당 분양가를 평균 3829만2269원으로 책정해 통보했다. 조합 측은 강동구청이 책정한 분양가에 따라 일반분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둔촌주공 조합은 희망 분양가로 4100만원을 산출해 제출한 바 있다. 모집공고는 오는 25일 예정이다. 일반분양은 내달 중순께 진행될 예정이다. 전용 59㎡ 분양가는 9억5000만원, 전용 84㎡ 분양가는 13억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달 중도금 대출 한도를 분양가 9억원 이하에서 내년 12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중도금 대출이 이뤄지는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하기 때문에 84㎡는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다. 59㎡는 가능하다.
하지만 청약 대기자들의 수요가 가장 높은 84㎡가 중도금 대출에서 빠졌다는 것에 아쉽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84㎡는 유상 옵션, 발코니 확장비, 취득세 등 각종 비용을 따지면 실제로 지불하는 금액은 14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현금으로 분양대금을 충당해야 한다. 현금 부자, 투자자들에게는 희소식으로 다가올 수 있겠지만 실수요자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일반분양 물량 약 4700가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000여 가구에 해당하는 소형 면적 분양가는 ▲29㎡ 5억3000만원 ▲39㎡ 6억9000만원 ▲49㎡ 8억40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간 지체되며 분양가는 900만원↑… 일반 분양자 '부담'
둔촌주공 분양가는 2년 만에 1000만원 가까이 증가했다. 2020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고분양가 심사에선 3.3㎡당 2900만원으로 책정돼 조합이 분양 일정을 미뤘다. 이후 공사비 증액 문제로 시공사업단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6개월여 공사중단 사태까지 발생했다.시간이 지체되면서 일반분양자들의 분양가는 2년 새 900만원 이상 올라 3829만원으로 정해졌다. 공사 사업비 대출을 일반분양 수익으로 충당해야 하는데 이 같은 이유로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소형 평수는 복도식 구조에다 84㎡도 일부 세대는 주방 창문이 마주 보는 구조로 '주방뷰', '옆집뷰' 등으로 불리면서 상품성이 낮다는 평가다.
상품성에 대한 저평가와 중도금 대출까지 나오지 않는 상황까지 직면하자 미분양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1순위에서 미달이 나거나 경쟁률이 낮을 수는 있지만 2순위나 3순위 진행 시 모두 털어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강동구 둔촌1동 170-1번지 일대에 최고 35층, 85개동 1만2032가구(임대 1046가구 포함) 아파트와 부대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일반분양 4786가구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