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미국 해병대 수색대원들이 4일 태국 로타윈 일대에서 열린 연합훈련 중 개인화기 사격을 하고 있다.(해병대사령부 제공)
우리나라와 미국 해병대 수색대원들이 4일 태국 로타윈 일대에서 열린 연합훈련 중 개인화기 사격을 하고 있다.(해병대사령부 제공)

(로타윈(태국)=뉴스1) 허고운 기자 = "탕! 탕! 탕!"

4일 태국 로타윈 일대에서 우리나라와 미국·태국 해병대 수색대원들의 개인화기가 동시에 불을 뿜었다. 3국 수색대원들이 발사한 총알은 모두 표적을 정확히 꿰뚫었다.


역내 최대 규모 다국적 연합훈련 '코브라골드'에 참가 중인 우리 해병대는 이날 미국·태국 연합 수색팀과 함께 기동사격훈련 및 근접전투(CQB: Close Quarter Battle) 훈련을 전개했다.

미군 주도로 진행된 이날 훈련에서 한·미·태 연합군으로 편성된 수색팀 80여명은 섭씨 35도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서도 전술전기를 공유하며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연마했다.

훈련은 미군 측의 안전·교리 교육 및 시범 사격, 한·태 수색팀의 사격 순으로 진행됐다. 3국 장병들은 훈련 중 시간이 날 때마다 각국에서 익힌 근접전투 기술을 소개했다.


미 해병대 수색대원이 우리나라와 태국 해병대원에게 미군의 전술을 설명하고 있다.(해병대사령부 제공)
미 해병대 수색대원이 우리나라와 태국 해병대원에게 미군의 전술을 설명하고 있다.(해병대사령부 제공)

이날 오전 오후에 걸쳐 진행된 훈련에서 3국 수색팀은 실전과 같은 사격을 반복했다. 이들은 정자세에서 적을 명중시키는 기술은 물론 '기동사격' 등도 선보였다.

수색팀은 특히 총알을 2발 연속 발사하는 '더블탭'과 몸통 부위에 2발 연속 발사 뒤 머리에 1발 추가 사격하는 '모잠비크 드릴' 등 적을 완벽히 사살·제압하기 위한 사격술을 반복 숙달했다.

실제 전쟁·전투 경험이 풍부한 미 수색대원뿐 아니라 우리 해병대원들도 '백발백중'의 사격술을 보여줘 미·태 수색팀의 찬사를 받았다.

현장에서 만난 우리 해병대원은 "미군은 M-4, 우린 K-1A 소총을 쓴단 차이가 있지만 어느 나라가 더 잘한다고 말할 순 없다"며 "미군과는 워낙 자주 소통하고 훈련하다보니 전술적으로 큰 차이가 있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른 해병대원은 "태국군과는 보통 코브라골드에서 함께 훈련하는데 최근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마주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태국군도 정글생존 훈련 등에서 이점이 있고, 이번 훈련은 누가 '알려준다'기보다 '교류한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우리측 코브라골드 훈련전대장 김태열 해군 대령이 훈련 중인 해병대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우리측 코브라골드 훈련전대장 김태열 해군 대령이 훈련 중인 해병대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날 훈련장엔 우리 측 코브라골드 훈련전대장 김태열 해군 대령이 방문해 직접 30여발의 소총 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김 대령은 "더운 날씨에 안전에 유의하라"며 한·미·태 장병들을 격려하고, 기념품과 망고 40상자도 선물했다.

한·미·태 3국 해병대가 모인 자리였던 만큼 각 군의 문화 차이도 엿볼 수 있었다. 방탄헬멧과 방탄복 등 개인무장을 착용한 우리 해병대는 훈련 기간 내내 '해병대다운 각잡힌 자세'를 보여줬다. 태국군은 우리의 '워리어 플랫폼'에 해당하는 첨단장비를 착용한 모습이었고, 대체로 큰 소리를 내지 않았다.

반면 미군들은 모두 훈련장에어 방탄헬멧과 방탄복을 착용하지 않았다. 긴 머리에 콧수염을 기른 군인도 많았다. 이들은 사격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큰 소리로 음악을 튼 뒤 춤을 추기도 했다. 한 해병대원은 "한국 군인들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미군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며 "미군의 훈련 강도나 실력이 세계 최고임은 의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 해병대 수색대원이 사격 시범을 하고 있다.(해병대사령부 제공)
미 해병대 수색대원이 사격 시범을 하고 있다.(해병대사령부 제공)

이날 훈련에 참가한 우리 해병대 수색중대장 김우진 대위는 "타국 해병대 수색부대와 함께 훈련을 실시하며, 전투기술 노하우를 공유하고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며 "해병대다운 강인한 전투력을 갖출 수 있도록 훈련을 마치는 날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미·태 연합 수색팀은 오는 5~8일엔 태국 정글 훈련장에서 정글생존 훈련을 함께하며 다양한 작전환경에서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