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글로벌타임스가 윤석열 정부의 대중 정책을 비판했다. 사진은 글로벌타임스의 사설. /사진=글로벌타임스 캡처
중국 글로벌타임스가 윤석열 정부의 대중 정책을 비판했다. 사진은 글로벌타임스의 사설. /사진=글로벌타임스 캡처

중국 매체가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 가입을 시도하는 윤석열 정부에 "신냉전 사고방식이 깊이 뿌리박혀 있다"며 날 선 비판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각)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윤 정부의 쿼드 가입 시도를 비판하는 사설을 게재했다. 매체는 "윤 정부의 대외정책이 미국 쪽으로 크게 기우는 가운데 쿼드 가입에 대한 열망은 이러한 외교정책의 연장선에 있다"며 "윤 정부의 외교정책은 신냉전 사고방식에 깊이 뿌리박혀 있어 헤어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윤 정부가 잘못된 이념을 갖고 있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매체는 "한국 정부는 세계가 신냉전에 돌입했다고 믿으며 세계를 '자유주의 진영'과 '독재정권 진영'으로 나누는 데 미국과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며 한국이 비서구 국가를 적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매체는 "한국이 쿼드 가입을 통해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정체성을 확립하려고 한다"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향한 미국의 전략을 추진하는 데 있어 동맹국 역할을 자처했는데 이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신감과 열정은 한국 측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고 냉소했다.

이어 글로벌타임스는 쿼드 가입국들이 한국의 합류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윤 대통령은 집권 이후 쿼드 합류에 큰 자신감을 보였지만, 일본은 한·일 관계 영향으로 한국의 참가를 원하지 않았고 한국의 영향력이 줄어들기를 바란다"고 밝혔고 "인도는 쿼드가 반중국, 반러시아 집단이 되는 것을 꺼린다"면서 인도 역시 한국의 합류를 꺼린다는 분석을 전했다. 이어 "미국은 쿼드의 수장으로서 한국에 별다른 지원을 하고 있지 않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비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쿼드 합류의 적극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쿼드 내 한국의 기여가 상당히 제한적이기에 미국이 한국의 합류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신보 푸단대학교 미국연구센터 소장은 글로벌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쿼드 메커니즘에서 미국은 인도·일본·호주를 이용해 중국을 봉쇄하고 있다"며 "그럼 한국은 과연 무얼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중국을 억제하기 위한 쿼드의 노력에 한국의 기여가 굉장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설 마지막에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에 조언과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매체는 "한국에 가장 중요한 이슈는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 문제가 되어야 한다"며 "중국과 협력 없이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상황을 유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경험이 부족한 윤 대통령은 이를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다"며 "한·중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계속해서 지역과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지도 않는 방향으로 중국을 시험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최근 윤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개최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매체는 윤 대통령이 3국 정상회의를 열고 싶다면 중국에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