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오른쪽)와 티고르 M.시아한(Tigor M.Siahaan) 슈퍼뱅크 대표가 지난달 13일 인도네시아에서 양사 협력 추진을 위한 만남을 가졌다./사진=카카오뱅크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오른쪽)와 티고르 M.시아한(Tigor M.Siahaan) 슈퍼뱅크 대표가 지난달 13일 인도네시아에서 양사 협력 추진을 위한 만남을 가졌다./사진=카카오뱅크

◆기사 게재 순서
① 연말 코앞… 인뱅,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달성 위해 달린다
② 인뱅 "수익 다변화로 성장 일군다" 자동차금융으로 돌파구 확보
③ 국내는 좁다… 해외 진출 넘보는 인뱅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리며 사업확대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로 첫 해외 진출했으며 가상은행 인가를 준비 중인 태국 중앙은행은 케이뱅크와 토스뱅크 등을 방문하며 향후 파트너십 강화를 약속했다.


태국 가상은행은 한국의 인터넷은행처럼 '지점 없는 은행'을 말한다. 태국 중앙은행(BOT)은 올 1월 신규 디지털뱅크 라이선스를 발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랩과 손잡은 카뱅, 태국 인가 획득에 매진

카카오뱅크는 올 10월 동남아시아 최대 슈퍼앱 '그랩'과의 파트너십 일환으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인 슈퍼뱅크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슈퍼뱅크는 '그랩'과 '싱가포르텔레콤(싱텔, Singtel)'의 컨소시엄을 최대주주로 한 인도네시아 디지털 은행으로 현지에서 금융 시장 기대주로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에 10%의 지분 투자와 함께 슈퍼뱅크의 UI(사용자 인터페이스), UX(사용자 경험) 혁신과 상품, 서비스 기획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그랩과 동남아 시장에서의 디지털 뱅크 설립과 서비스 협업에 대한 논의를 오랜 기간 진행해왔다"며 "동남아 내 모빌리티, 딜리버리, 금융 각 분야에서 에코시스템 파워를 갖춘 그랩이 주요 파트너로 카카오뱅크를 선택한 것은 카카오뱅크가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 디지털뱅크의 성공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자평했다.

슈퍼뱅크는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약 2억7735만명으로 전 세계 4위로 꼽힌다. 인도네시아의 15세 이상 인구의 절반은 아직 은행 계좌도 없지만 휴대폰 보급률은 100% 이를 것으로 전망돼 인터넷은행이 확산하기에 적합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그랩은 슈퍼뱅크 출범을 포함해 다각적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태국 진출에도 적극 공을 들이고 있다. 태국 중앙은행은 재무부와 심사를 진행해 2024년 중 3곳에 가상은행 인가를 내줄 계획이어서 카카오뱅크는 인가 획득을 위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와 마찬가지로 태국에서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인터넷은행 진출을 추진 중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올 6월부터 태국 3대 금융지주사 SCBX와 손잡고 태국 가상은행 설립 인가 획득을 위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컨소시엄 설립 후 지분을 20% 이상 취득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태국 중앙은행 관계자와 토스뱅크 관계자가 지난 9월26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아래 왼쪽에서 4번째는 로나돌 눔논다(Ronadol Numnonda) 태국 중앙은행 부총재, 5번째는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사진=토스뱅크
태국 중앙은행 관계자와 토스뱅크 관계자가 지난 9월26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아래 왼쪽에서 4번째는 로나돌 눔논다(Ronadol Numnonda) 태국 중앙은행 부총재, 5번째는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사진=토스뱅크

케뱅·토뱅과 협업 약속한 태국 중앙은행

태국 중앙은행은 올 9월 케이뱅크·토스뱅크도 방문하면서 금융권에선 인터넷은행의 태국 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대할지 주목하고 있다. 나돌 놈논다(Ronadol Numnonda) 태국 중앙은행 부총재 등 태국 중앙은행 관계자는 올 9월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를 찾았다.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은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2017년 출범 이후 만들어온 혁신성과를 전달했다.

특히 비대면 금융혁신을 논의했다. 2020년 업계 최초 100%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인 아파트담보대출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전자상환 위임장을 도입해 제출서류를 간소화하고 대출 소요시간을 단축한 성과를 공유했다.

홍민택 토스뱅크는 만 2년도 되기 전에 '흑자전환'을 가능케 했던 규모의 성장과 은행으로서 시장의 여러 변화를 이끌어낸 혁신성과를 강조했다.

당시 태국 중앙은행 측은 토스뱅크의 자체 신용평가모형 'TSS'(Toss Scoring System)를 주목했으며빠른 신상품 개발과 장애 없는 안정적인 서비스를 가능케 했던 비대면 인터넷은행의 강점 극대화에 기여한 IT 인프라의 전면 내재화 등도 눈여겨봤다는 후문이다.

태국은 국내 민간 은행이 모두 철수한 K-금융 불모지다. 국내 은행들은 해외 네트워크 확장에 매진하고 있지만 태국에는 산업은행 방콕사무소를 제외하고 전무하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태국 밧화가 급락하면서 현지에 진출했던 국내 은행들이 태국 정부의 만류에도 전면 철수하면서 국내 은행들은 괘씸죄에 걸려 현재도 태국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태국의 가상은행 출범에 따른 인터넷은행 진출이 향후 금융 교류 확대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태국 가상은행 초기 출범자금은 50억바트로 인가를 받으면 공식적인 사업 운영은 2025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태국은 인구 수는 7180만 명으로 주면 동남아 국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편이어서 매력적인 네트워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