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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며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1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부터 15일까지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와 반도체, 방위산업, 원전, 첨단과학기술 등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공식 일정 첫날인 12일(이하 현지시각)에는 ASML 본사 방문이 예정됐다. 윤 대통령은 빌렘 알렌산더 네덜란드 국왕으로부터 공식 환영식과 친교 오찬을 가진 뒤, 알렉산더 국왕과 함께 ASML을 방문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동행한다.
윤 대통령은 내년에 출시될 최신 노광장비 생산 현장을 시찰하고, ASML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인들과 함께 전문인력 양성,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반도체를 생산하는 ASML '클린룸'을 외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둘러볼 예정이다.
13일에는 마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회담 및 업무 오찬을 갖는다. 회담 후 양국 간 '반도체 대화체' 신설 및 공동사업 발굴 등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두 정상은 반도체뿐 아니라 국방·방산 고위급 교류와 방산기업 간 협력 촉진 방안을 논의하고, 양국 외교·안보 분야 전략적 소통 채널도 강화한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안보 대화체'를 신설할 계획이다.
이어 원전을 포함한 무탄소에너지(CFE), 퀀텀(양자역학), 인공지능(AI), 스마트농업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한다. 네덜란드와의 물류 협력, 한·네덜란드 워킹홀리데이 참여 인원 확대 방안도 협의 중이다.
헤이그 빈넨호프 리더잘(기사의 전당)을 방문도 예정됐다. 리더잘은 1907년 제2차 만국평화회의가 열렸던 장소다. 당시 고종은 이준·이상설·이위종 특사를 만국 평화회의에 파견해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했다.
이 밖에도 윤 대통령은 양국 기업인 200여명이 참석하는 '한-네덜란드 비즈니스 포럼'에도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비즈니스 포럼에서 반도체, 무탄소에너지,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협력 확대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양국 기업 및 기관 간 첨단산업·기술 협력, 원전 협력 등 MOU가 체결될 예정이다.
이번 순방의 핵심은 ASML 본사 방문 등을 통한 반도체 동맹 구축이다. 윤 대통령은 AFP 통신과 서면 인터뷰에서 "핵심 산업이 미국과 중국 경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혼란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한국은 앞으로 네덜란드를 비롯해 미국·일본 등 주요국들과 반도체 협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며 "이번 순방은 한국-네덜란드 반도체 동맹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기술 패권 확보를 위한 국가·지역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반도체 산업이 그 어느 때보다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며 "반도체는 한국과 네덜란드 협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