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알이 공모주 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했다./사진=에이피알 홈페이지
에이피알이 공모주 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했다./사진=에이피알 홈페이지

올해 IPO(기업공개) 첫 조단위 대어인 에이피알(APR) 일반청약 이후 CMA(종합자산관리계좌)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갔다. 에이피알은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진행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진행 결과 경쟁률 1112.54대 1을 기록, 증거금으로 약 14조원을 모았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에이피알 청약 첫날인 지난 14일 증시 증시 대기자금 성격을 보이는 CMA 자금은 74조23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에이피알 공모주 청약 직전일과 비교하면 급감한 수준이다.


에이피알 청약 직전일인 지난 13일 CMA 잔고 총액은 77조5180억원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에이피알 청약이 시작되면서 하루 사이 3조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증권사 CMA는 은행 보통예금처럼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며 고객들은 CMA에 넣어둔 자금으로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공모주 청약 등에 투자할 수 있다.

올 들어 우진엔텍, 현대힘스, 케이엔에스, 포스뱅크, 스튜디오삼익 등 공모 기업들이 상장 당일 '따따블', '따블(공모가 대비 2배 상승)' 흥행에 성공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 에이피알은 올해 첫 코스피 상장으로 주당 단가가 높아 공모청약에 많은 투자자들이 몰렸다.


에이피알 청약을 앞두고 CMA 잔고는 지속해서 불어났다. 일반청약에 앞서 에이피알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이 시작된 지난 2일 기준 75조7017억원이던 CMA 잔고는 수요예측 종료 마지막 날인 8일 기준 77조2209억원으로 늘었다.

CAM 계좌 수도 에이피알 청약을 전후해 급증했다. 설 연휴 전인 지난 8일 기준 3834만989개에서 청약 당일 14일 기준 계좌는 4만9703개 늘어난 3838만1006개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회복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청약증거금에 필요한 단기 자금을 CMA에 맡기면서 계좌 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또 중복 청약이 금지된 상황에서 1주라도 더 배정받기 위한 투자자들이 청약할 수 있는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어놓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개인투자자들의 IPO 시장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LS머트리얼즈, DS단석 등 공모주들의 흥행 성공으로 올해도 IPO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 지속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와 경기 회복 국면이 맞물릴 가능성이 높아 대형 IPO 추진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