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이 사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들의 공백을 채우고 있는 전임의, 임상강사 등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지난 21일 서울 한 대형병원 내부. /사진=임한별 기자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이 사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들의 공백을 채우고 있는 전임의, 임상강사 등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지난 21일 서울 한 대형병원 내부. /사진=임한별 기자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과 병원 이탈이 사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들의 업무를 떠안게 된 전임의, 임상강사 등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뉴스1에 따르면 전임의들이 오는 3월 계약을 하지 않을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어 의료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들마저 병원을 떠나게 될 경우 병원들은 사실상 업무 마비 상황이 불가피하다.


전임의와 임상강사는 전공의 수련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을 갖춘 의사들로 전공의와 함께 환자들을 최일선에서 마주하는 핵심 인력이다. 현재도 전공의들의 공백을 채우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일 밤 10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 8816명(71.2%)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7813명(63.1%)이 근무지를 이탈했다. 전공의가 빠지면서 업무는 자연스레 전임의와 임상강사, 교수, 간호사 등에 배분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임의들도 전공의 과정을 거쳐왔고 다 동생들이다 보니 한 몸으로 생각하면 된다"며 "전공의들이 빠져서 일이 힘든 거야 어떻게든 채우려고 하겠지만 정부가 워낙 이렇게 나오다 보니 이들도 3월에 계약을 안 하겠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임의까지 떠날 경우 2020년 의료계 파업 당시와 같은 업무 마비 상황이 닥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전공의에 이어 전임의까지 파업에 동참하면서 사실상 병원들의 의료 시스템은 셧다운 상태에 직면했었다.

한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 관계자는 "우리 병원의 경우 전임의가 16%를 차지하는데 전공의가 빠진 상황에 전임의도 이 일에 동참하게 되면 병원은 정말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빅5 병원을 포함한 전국 82개 수련병원들의 임상강사·전임의들은 지난 20일 '정부 의료정책 발표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의료 정책에 대한 진심 어린 제언이 모두 묵살되고 국민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매도되는 현재 상황에서는 의업을 이어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