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오룡 한 신축아파트  입주자 사전점검 결과 5만 8000여건에 달하는 하자가 접수된 가운데 한 입주자가 시공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홍기철기자
무안 오룡 한 신축아파트 입주자 사전점검 결과 5만 8000여건에 달하는 하자가 접수된 가운데 한 입주자가 시공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홍기철기자

"공사판이 따로 없네 날림공사" "준공승인 거부" "사전 점검? 하자찾기 입주민 우롱하나" "입주거부 너희집이면 여기서 살겠냐"

9일 오후 2시 전남 무안 오룡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50명의 입주예정자들이 불만을 토로하며 건설사와 시행사측에 이같은 손팻말 글귀로 강력 항의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입주자는"지금 집회를 막아 놨으면 간담회 장소라도 제대로 제공해야지. 빨리 자리 마련하세요. 장난한 것도 아니고"라며 간담회에 참석한 모든 입주자들이 앉을 자리 조차 마련하지 않은 시공사측의 무성의를 질타했다.

다른 입주자는 "하자가 많아 시간이 걸리니 세대별로 하자팀을 만들어 빨리 처리될 수 있는지" 물었다.

이에 시행사측은 "재보수를 하더라도 (입주자가) 만족할 때까지 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는 건설사의 불통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지금까지 현장 소장은 왜 우리 앞에 나서질 않는 것이냐 사과도 하질 않고.."라며 날을 세우자 시행사 관계자는" 오늘이라도 사과문을 올리고 소장이 와서 사과를 드리도록 하겠다. 죄송하다. 우리가 책임자로써 거듭 사과를 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어 시행사 관계자는"빨리 권한을 가진분들이 내려와서 어떻게 하겠다 말씀드리고 조금이나마 (입주자들)화를 누그러뜨리려 저희가 먼저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며 입주자 달래기에 진땀을 흘렸다.

800여 세대가 이달말 입주를 앞두고 있는 무안군의 신축아파트가 외벽이 휘고 창틀과 바닥에 틈새가 생기는 등 역대급 하자가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무안군에 따르면 최근 실시된 무안 오룡지구 '힐스테이트 오룡' 아파트 입주자 사전점검에서 5만8,000여건의 하자가 접수됐다.

아파트 복도에 타일과 벽 라인의 수직과 수평이 맞지 않고 화장실 벽 내부에는 타일 안에 자재 대신 깨진 타일이 채워졌다.

또 지하주차장엔 누수현상이 여기저기 발생하고 콘크리트가 그대로 노출된 곳이 있는가 하면 고층아파트임에도 베란다 난간이 볼트로 고정돼 위험 우려가 제기됐다.

무안군과 전남도는 이날 오후 '아파트 품질점검단'을 투입해 하자 관련 전반적인 내용을 다시 파악에 나섰다.

시공, 구조, 소방 등 각 분야 전문가 등 12명으로 구성된 품질점검단과 공사관계자 19명, 입주예정자 대표 3명 등이 참관한 상태에서 아파트 중대 하자 여부 등을 점검한다.

무안군은 품질점검단 지적사항에 대해 시공사가 하자 보수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할 예정이다.

무안군은 아직 준공 승인 허가 신청이 들어오지 않았지만 안전을 위협할 정도의 중대 하자가 발견되면 준공 승인도 내주지 않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