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료농단 저지 전국의사대표자회의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료농단 저지 전국의사대표자회의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오는 18일 전면 휴진에 나서겠다고 밝힌 가운데 회원 대상 투표 결과 높은 찬성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의사 개개인이 휴진을 오래 이어가기 어렵다는 점에서 파괴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은 지난 9일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고 의대 증원 관련 대정부 투쟁 회원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결과에 따르면 집단행동 찬반 설문 결과 유권자 11만1861명(2024년 1분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요양기관 현황 신고기준) 중 7만800명(투표율 63.3%)이 참여해 73.5%(5만2015명)가 휴진을 포함한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의협은 오는 18일 전면 휴진을 선포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범의료계 투쟁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총력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8일 의협이 집단 휴진에 돌입하면 ▲의약분업에 반대한 2000년 ▲원격진료 추진을 저지한 2014년 ▲의대증원과 공공 의대 신설 추진에 반발한 2020년 이후 역대 4번째 집단행동이 된다.

의협은 "18일 총궐기대회를 진행한 뒤의 투쟁은 정부 태도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의사 개개인의 휴진이 시간을 끌수록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일회성으로 끝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안나 의협 총무이사 겸 대변인은 "정부 입장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상응하는 계획을 세울 것"이라며 "4개월 동안 휴진 빼고 모든 방법을 다 했다. 그러나 정부는 조금의 변화도 없다. 정치적 이유로 시작된 의료농단·교육농단 사태의 피해자는 국민이다"라고 호소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의협의 총궐기 하루 전인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집단휴진에 돌입한다. 의협 관계자는 이번 의협의 전면 휴진이 2020년 때보다 참여율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의료계 휴진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추가적인 불법 집단행동은 우리 사회 전체에 깊은 상흔을 남길 우려가 있다. 수십 년에 걸쳐 쌓은 사회적 신뢰가 몇몇 분들의 강경한 주장으로 한순간에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