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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경남 밀양시에서 발생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의 신상 공개를 놓고 잡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당시 사건의 피해자가 직접 나서 입장을 밝혔다.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밀양 사건의 피해자입니다. 꼭 읽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판슥에게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삭제하지 않고 있다. 피해자와 의논하고 이 글을 적는다"며 사건 경위를 시간 순서대로 전했다.
먼저 A씨는 "판슥 유튜브에 올라온 피해자와의 통화 내용은 피해 당사자가 맞다 "하지만 당사자인 언니는 현재 판단 능력이 부족하고 지적 장애가 있다. 2004년엔 장애가 있는지도 몰라서 검사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판슥이 7개월 전 피해자가 연락했을 때 당시 본인 휴대전화 자동 녹음 기능으로 녹음한 걸 이제 와서 피해자 동의 없이 영상을 올렸다"며 "제가 이 영상을 보고 그때 상황에 대해 언니에게 물었는데, 언니는 영상통화로 본인 인증한 거나 힘들다고 한 것 등 일부만 기억난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판슥은 피해자가 직접 요청하면 영상을 삭제해 준다고 했다. 그래서 바로 영상을 내려달라고 메일을 보내고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그 후 직원이 자신은 권한이 없다면서 대표님(판슥)께 전해준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의 영상 삭제 요청을 전달받은 판슥은 "섭섭하다. 내가 의령경찰서에서 1인 시위하고 청도 국밥집 찾아가서 고소당했다. 내 구독자들은 이번 영상으로 가해자에게 협박당하지 않았는지 날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영상 댓글엔 왜 피해자 목소리 변조 없이 내보냈냐는 비판도 많았는데 영상 삭제를 위해 꾹 참았다"며 "만나서 영상 같이 보면서 진솔하게 대화 나누면 지워준다더라. 그 당시 피해자가 동의했지만 지금은 원치 않고 삭제를 바란다는 말에도 계속 삭제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그는 "피해자는 당시 판단력도 없는 상태에서 지금은 기억도 없는 유튜버 영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근데 판슥은 음성변조를 했다면 조작이라고 말이 많을 거라고 하는데, 피해자보다 여론이 더 중요하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상을 완전히 삭제하는 걸 원한다고 했지만, 본인 채널을 생각해서인지 계속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피해자 얘기를 언급하며 예쁘게 포장해서 올려준다고 한다. 하지만 싫다. 발언을 하더라도 직접 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A씨는 "판결문 공개 원하지 않고 정보로 쓰지 말라고 요청했다. 판슥도 그러지 않겠다고, 대화 내용도 올리지 않겠다더니 올렸다. 원치 않으니 당장 삭제해달라"라며 "판슥은 이 일에서 모든 영상과 언급을 하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판슥은 10일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우선 피해자분과 피해자 가족분들에게 죄송하단 사과의 말씀드린다"라며 "서로 합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영상을 수정해 게재했다"라고 했다.
이어 "이후 피해자 동생분이 작성하신 글을 보고, 저와 통화한 분이 피해자가 아닌 피해자 동생분이라고 알게 됐다"라며 "왜 피해자분인 것처럼 통화했나. 당시 제가 통화했던 피해자분은 충분한 의사소통이 가능했었다"라고 의문을 드러냈다.
또 판슥은 "피해자분이 정말 원하지 않는 것이라면 해당 영상을 계속 올려놓는 것이 피해자분을 힘들게 한다는 생각에 관련 영상들을 모두 내렸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관련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