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의 집단휴진 결정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일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 참석한 임현택 의협 회장. /사진=의협 제공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집단휴진 결정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일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 참석한 임현택 의협 회장. /사진=의협 제공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집단휴진을 추진한다. 환자와 시민들은 집단이기주의에 기반한 결정이라고 비판하며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은 오는 18일 집단휴진할 방침이다. 정부가 지난 2월부터 추진해온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이 일단락된 상황에서 '원점 재검토'라는 초강경수를 둔 것이다.


정부는 내년도 전국 의대 39곳(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대 제외) 모집인원을 4610명으로 결정했다. 올해보다 1497명 늘어난 규모다. 이 과정에서 전공의·의대생 등이 보건복지부·교육부를 상대로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에서 각하 또는 기각됐다.

2025학년도 의과 대학 정원이 확정·발표된 이후 의협은 의대 정원 증원을 막기 위해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집단행동 관련 설문을 진행했다. 총유권자(11만1861명) 중 63.3%(7만800명)가 투표에 참여했고 의협의 강경한 투쟁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90.6%(6만4139명)가 찬성했다. 집단휴진을 포함해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다고 답한 인원은 투표자 중 73.5%(5만2015명)에 달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지난 9일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정부는 어떠한 과학적 근거 없이 의대 정원 증원을 강행했다"며 "의료 개혁이라는 허울뿐인 간판으로 전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각 지역·직역 대표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의료를 살리기 위한 투쟁의 서막을 알린다"며 "대한민국 의료가 올바로 세워질 때까지 총력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자들은 총력투쟁을 선포한 의협을 비판했다. 식도암·폐암·췌장암 등 6가지 중증질환 환자단체들이 모인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국민 건강은 내팽개치고 집단 이익만 추구하는 극단적 이기주의 행태"라며 "의사가 생명을 살리는 사명감을 버리고 집단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 휴진과 파업으로 국민을 죽이는 길을 택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시민들도 의사들의 집단휴진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직장인 강모씨(32)는 "정부 정책이 포퓰리즘 성격이 있다곤 하지만 실제로 의사들에게 어떤 피해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어쨌든 간에 정책이 결정된 거고 의사들의 집단휴진으로 환자만 피해받게 생겼다"고 말했다.

직장인 우모씨(29)도 "의사들 입장에서 억울한 게 있겠으나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정부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았어야 했다"며 "의사들이 직업윤리를 저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국민들을 위해 일정 수준에서 타협하는 게 필요하다"며 "이번 사태로 국민들이 피해보는 것에 대해 정부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