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정유사들은 휘발유에 바이오에탄올을 혼합함으로써 오히려 자신감을 갖게 됐어요. 현재는 경쟁자가 아니라 같은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죠."
리드 와그너(Reid Wagner) 네브래스카 에탄올 보드 사무국장(Nebraska Ethanol Board Executive Director)은 네브래스카 환경에너지부 청사에서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 출장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이 같이 설명했다.
옥수수 산지로 유명한 미국 중서부 네브래스카는 바이오에탄올 생산량이 일리노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주다. 24개 생산시설에서 연간 23억갤런(약 87억리터)의 에탄올을 만든다.
현재는 수확한 옥수수의 약 1/3을 에탄올 생산에 활용하는 만큼 향후 수요 확대에 따른 추가 생산여력도 충분하다. 이에 네브래스카주는 내연기관차를 대상으로 'E30'(휘발유에 바이오에탄올 30%를 희석) 연료 테스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현재 E10(에탄올 10% 희석)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E15 연료를 넘어 최대 85%를 희석한 E85도 판매하고 있다. E85를 사용하기 위해선 일부 특수한 장치가 필요하지만 E10이나 E15는 기존 내연기관에 바로 적용 가능하다. 30% 희석 연료를 테스트하는 것은 장기적인 에너지 수급 조절과 함께 탄소 감축을 위한 시도다.
리드 와그너 사무국장은 "미국엔 2억8000만대의 내연기관차가 존재하는 데다 차 수명도 길어지고 있어서 사용 연료에 에탄올 혼합비율을 15% 이상으로 했을 때의 이점을 연구하고 있다"며 "현재 에탄올 30%를 섞은 E30은 미국 EPA(환경보호청) 승인을 얻는 것을 목표로 테스트 하고 있다"고 말했다.
|
테스트에 동원된 순수 내연기관차는 총 50대로 70만마일(약 112만6540km)을 주행했고 E15를 사용했을 때와 비교해 냉각수 온도가 올라가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연료 연소에 필요한 산소는 에탄올 연료 자체에 포함된 함량이 높아 문제 되지 않았다고 한다. 내연기관은 연소에 필요한 산소가 부족하면 연료(기름)를 더 많이 분사하게 되므로 연료효율이 떨어진다.
네브래스카주를 비롯해 미국이 에탄올 사용을 늘리려는 건 배출가스의 위해성을 줄이기 위한 것도 있다.
와그너 사무국장은 "에탄올 혼합된 휘발유 가격이 일반 휘발유보다 저렴해서 소비자가 이득을 보고 있다"며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등의 배출물도 감소하게 되는데 네브래스카주 운행하는 10% 차가 E30 사용하면 그 즉시 6만4000톤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기차는 특정 지역에서 잘 활용될 수 있지만 미국 전역에서는 그렇지 못한 곳이 많기 때문에 에탄올 혼합 연료를 통해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시장 안전성을 도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은 E15 연료의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이달까지 주유기의 의무 설치 등, 세부사항을 조율 중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던 콜드웰(Dawn Caldwell) 네브래스카 재생연료협회(Renewable Fuels Nebraska) 사무국장은 "각 주마다 E15를 의무적으로 판매하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특히 전기차가 받는 세제 혜택을 하이브리드차에서도 동일하게 받도록 노력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