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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분쟁이 격화할 위험에 국제 유가가 5% 넘는 급등세를 보였다.
3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3.61달러(5.15%) 오른 배럴당 73.71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은 3.72달러(5.03%) 급등한 배럴당 77.62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날 국제유가 급등 원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날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을 "논의 중"이라고 밝힌 영향이다. 지난 1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미사일로 공격한 데 대해 이스라엘은 보복을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중동은 세계 원유 시장 전체 공급량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그중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이란은 현재 5년 이래 최고치인 하루 300만 배럴 이상의 석유를 생산한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이란 원유생산과 정유 시설을 파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 공격을 감행한다면, 유가 급등이 지속되면서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이상 오를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이스라엘은 이란뿐 아니라 가자지구·레바논·예멘 등 이란을 지지하는 세력들과 1년 넘게 대치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중동의 해당 분쟁 지역은 전 세계 원유 공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중동에서의 전투가 격화됨에 따라 석유 공급 중단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산유국 모임인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는 대량의 예비 원유를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웨덴 은행 SEB의 수석 원자재 분석가인 비아른 쉴드롭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탄도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슬람 공화국의 석유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OPEC+의 예비 능력은 이란의 수출 중단을 충당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동 위기 확산으로 유가 공급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TD 증권의 수석 원자재 전략가 다니엘 갈리는 "전 세계의 예비 석유 용량이 중동, 특히 걸프 국가에 집중돼 있으며 더 광범위한 전쟁이 발발할 경우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