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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폭설은 오히려 잦아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28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과학기술계에서는 '극한 한파'가 찾아올 것이라던 기존 예측과 달리 올겨울은 평년보다 따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졌다. 그렇다고 해서 따뜻하고 순한 겨울은 아닐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기상청은 지난 26일 "다음달부터 내년 2월까지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며 "확률은 약 80%"라고 발표했다. 한 달 전 내놓은 전망을 뒤집은 결과다. 기상청은 지난달 "시베리아기단과 라니냐의 영향으로 12월에는 평년보다 강한 추위가 올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내년 2월 예측 데이터가 추가되며 전망이 바뀌었다. 라니냐는 시작됐지만 이상고온 현상으로 인해 따뜻해진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는 내려가지 않았다.
라니냐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는 현상으로 라니냐가 발생하면 한국의 겨울은 추워지는 경향이 있다. 동태평양 수온이 낮아지면 반대로 서태평양 수온은 상승하는데 이런 수온 차에 의해 대류현상이 활발해진다. 이 과정에서 한반도 북쪽의 시베리아기단이 강화돼 춥고 건조한 북서계절풍이 한반도에 유입된다. 이로인해 라니냐가 발생하는 해에는 보통 역대급 한파가 예고된다.
기상학계는 지난해 전 세계 고온 현상을 일으킨 엘니뇨가 매우 강하게 나타난 만큼 올해는 강한 라니냐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해왔다. 일반적으로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은 번갈아 나타난다.
이명인 UNIST(울산과학기술원)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교수는 "늦가을까지 이어진 이상고온 현상이 물러나지 않고 라니냐와 동시에 한반도 기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평균보다 높은 해수면 온도가 겨울까지 지속돼 한반도 주변에 고기압을 발달시키고 이 고기압이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북풍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교수는 "이번 겨울이 '온난하고 순한 겨울'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기온 자체는 평년보다 높지만 폭설 빈도는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기온이 올라갈수록 대기 중 수증기량도 늘어나는데 대기에 가득 찬 수분은 여름철엔 폭우로 겨울철엔 폭설로 나타날 수 있다"며 "이상고온과 라니냐가 서로 세력다툼을 하기 때문에 폭설이 내렸다가 다시 급격히 따뜻해지는 날이 반복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세계 기상학계는 이미 올해 지구 기온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을 것으로 본다"며 "지구 온난화로 우리의 사계절이 앞으로는 더 혼란해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는 "기후 변동성에 영향을 주는 복합적 요인을 들여다보고 대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