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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들이 지난해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정작 실속은 차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각국 하늘길이 막히면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지난해는 글로벌 항공시장이 완전히 회복하면서 쉴 새 없이 비행기를 띄웠다. 그 결과로 규모 면에서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이익 측면에선 고유가와 환율 등에 발목을 잡혔다.
'1조원 클럽' LCC 4사로 늘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LCC는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4사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두자릿수 늘며 '1조원'을 넘길 전망이다.진에어가 발표한 지난해 경영실적 중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8% 증가한 1조4613억원이었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5% 감소한 1667억원이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에어부산은 실적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3사도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항공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3.8% 늘어난 1조9623억원, 영업이익은 11.8% 준 1497억원으로 예상된다. 티웨이항공도 매출이 전년 대비 14% 뛰며 1조537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업이익은 64.1% 급감한 500억원으로 전망된다.
에어부산은 합병에 앞서 인천공항을 통한 신규노선 확충 등으로 실적이 상승했다. 지난해 예상 매출 1조100억원, 영업이익 1580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4% 증가, 영업이익은 1.1%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잦은 비행'으로 덩치는 커졌는데 '체력'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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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LCC 4사는 항공기 가동시간이 많은 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를 보면 LCC 4사의 월평균 항공기 가동시간은 379시간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평균치인 345시간보다 10%가량 많았다.
제주항공은 월평균 가동시간이 418시간으로 가장 바쁘게 비행기를 띄웠고 티웨이항공은 386시간, 진에어 371시간, 에어부산 340시간 등이다.
항공업계에서는 가동시간이 많다는 건 그만큼 기재를 효율적으로 사용한 것이지만 반대로 변수가 발생했을 때 대응력은 떨어지는 만큼 각 사의 전략에 맞춰 적정 시간이 정해진다고 한다.
짧은 거리를 오가는 LCC가 대형항공사보다 가동시간이 긴 건 그만큼 비행이 잦다는 의미다. 특히 지난해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이후 항공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제주항공은 지난 6일부터 오는 3월29일까지 동계 기간 국내선 838편, 국제선 1040편 등 총 1878편의 항공기 운항을 감축하기도 했다. 운항 안정성과 정시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LCC들은 안전과 수익 모두를 챙겨야 하는 데다 장기적으론 SAF(지속가능항공유) 사용으로 연료비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생존을 위한 각종 방안을 쥐어 짜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들은 고환율, 고유가, 국내외 정세 불안 등 경영환경 불확실성 탓에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앞으로 고정비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수익성 개선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한 상황으로 밸리카고(여객기 화물칸 화물운송)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무안공항 사고 이후 항공기 정비를 강화하면서 직원 연차 소진 권유하며 운항 편수를 조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