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금 제품이 전시됐다./사진=임한별 기자
금값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금 제품이 전시됐다./사진=임한별 기자

금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10% 추가 관세 조치를 취하고 중국이 보복 조치를 발표하면서 관세 전쟁 우려가 커지자 안전자산인 금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 1g당 가격은 14만1350원으로 마감했다. 전 거래일인 3일(13만8000원) 대비 3350원(2.43%) 올라 최고가를 경신했다. 금값은 지난해 2월5일 8만7050원에서 62.4% 급등했다.


한국금거래소에서 순금 한 돈(3.75g)을 살 때 가격은 56만4000원으로 올 들어 7.02%나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말(50만3000원) 보다는 6만원(12.13%)가량 올랐다. 세공비, 부가세 등을 더하면 돌 반지 가격은 60만원을 넘어선다.

국내 금값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라 국제 금값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금 현물 가격은 이날 장중 온스 당 2845.48달러(약 414만 원)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은 종가 기준 전날 보다 약 0.6% 상승한 287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금융사들은 393톤 상당의 골드바(금괴)를 뉴욕상품거래소 금고로 옮겼다. 보관 규모는 약 75% 급증해 926톤에 이른다. 2022년 8월 이후 최대 규모다.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에 있는 금을 미국으로 반입할 때조차 관세를 매길 수 있다는 관측에 금융사들이 미리 뉴욕상품거래소에 금괴를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올해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까지 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 씨티 등은 올해 금 시장 전망을 내놓으면서 금값 목표가격을 온스당 3000달러로 제시한 바 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우려, 중국의 금 매입 증가 등이 국제 금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국내 금값에는 환율 상승과 정치적 불안정성이 추가적인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와 안전자산 수요 등으로 금 가격 랠리가 이어지며 올해 금 가격은 온스당 300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면서도 "하반기로 갈수록 가격 부담이 커져 점진적 조정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