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로 이적한 김혜성이 험란한 주전 경쟁을 치를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달 14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 중인 김혜성의 모습. /사진=뉴시스
LA다저스로 이적한 김혜성이 험란한 주전 경쟁을 치를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달 14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 중인 김혜성의 모습. /사진=뉴시스

LA다저스로 이적한 김혜성이 내야 유틸리티 자리조차 보장받지 못할 전망이다.

MLB닷컴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각)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었던 유틸리티맨 키케 에르난데스와 1년 계약했다고 밝혔다. 매체는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유틸리티맨 에르난데스가 다저스로 복귀했다"고 전했다.


김혜성의 주전 자리를 위협하는 또 한 사람의 경쟁자가 추가됐다. 많은 야구팬은 김혜성이 이적한 직후 주전 2루수였던 게빈 럭스가 다저스를 떠나 신시내티 레즈로 이적하자 그 자리를 김혜성이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다저스가 유틸리티맨 에르난데스의 잔류를 결정하면서 김혜성의 주전 경쟁에 적신호가 예고됐다.

특히 외야 수비가 불가능한 김혜성과 달리 경쟁자들 모두 외야 수비가 가능한 점도 큰 문제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선수들의 유틸리티 능력을 강조한다. 김혜성이 주전 2루수에서 밀릴 경우 유틸리티 포지션도 보장이 어려운 상황이다.

먼저 다저스와 1년 더 동행하기로 한 에르난데스는 내·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만능선수다. 다저스에서 7시즌 활약한 에르난데스는 MLB 통산 11시즌 동안 118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8 830안타 120홈런 435타점 485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713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에르난데스는 타율은 다소 낮지만 일발 장타력을 갖춘 선수다. 또 포수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을 소화하는 수비 능력도 갖췄다. 에르난데스는 빅리그에서 ▲중견수로 386경기 ▲2루수로 304경기 ▲유격수 183경기 ▲좌익수 153경기 ▲3루수 116경기 ▲우익수 79경기 ▲1루수 43경기에 출전하며 내·외야 모든 포지션에서 활약했다.


지난 시즌 커리어 사상 최악의 부진을 한 크리스 테일러도 다저스에 잔류했다. 당초 현지 매체 등은 올해로 35세가 된 테일러가 정리 대상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구단 측은 테일러를 정리하지 않았다. 테일러는 2024시즌 8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02 43안타 4홈런 23타점 28득점 OPS 0.598로 부진했지만 여전히 수비 능력만큼은 인정받는다. 테일러는 직전 시즌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포지션은 좌익수다. 이외에는 3루수, 2루수 순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타격에선 미구엘 로하스가 직전 시즌 커리어 하이급 활약을 선보였다. 로하스는 2024시즌 0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3 87안타 6홈런 36타점 41득점 OPS 0.748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주로 유격수로 활약한 로하스는 2루수와 3루수로도 활약했다.

이외에도 2021시즌 내셔널리그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였던 토미 애드먼, 무키 베츠 등도 2루수를 소화할 수 있다. 다만 두 선수 모두 각자 다른 포지션에서 주전을 맡을 전망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경쟁자가 되진 못한다.

ESPN 등 현지 매체는 다저스의 26인 개막 로스터의 최종 한자리를 두고 앤디 파헤스와 김혜성이 경쟁을 벌일 것을 예상했다. 쿠바 출신인 파헤스는 2024시즌 11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8 100안타 13홈런 46타점 65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712를 기록한 검증된 자원이다.

만약 스프링캠프에서 주전 2루수를 꿰차지 못한다면 김혜성은 2025시즌을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김혜성은 다저스와 계약 당시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포함되지 않는 조건을 받아들였다. 구단 입장에서는 언제든지 마이너리그행 지시가 가능하다. 또 3루수와 유격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지만 경쟁자들보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도 없는 점도 약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