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개편 기대감에 급등했던 한화 그룹주 주가가 숨고르기에 들어섰다. /사진=한화
구조개편 기대감에 급등했던 한화 그룹주 주가가 숨고르기에 들어섰다. /사진=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의 지분을 인수하며 구조 개편 기대감에 급등했던 한화 그룹주가 숨 고르기에 들어선 모양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2분 한화비전은 전 거래일 대비 6750원(12.41%) 내린 4만7650원에 거래된다. 지난 13일 한화비전은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한화시스템은 전 거래일 대비 3.30%, 한화엔진은 1.00% 하락세다. 한화오션(2.32%), 한화솔루션(0.23%), 한화생명(0.93%) 등도 내림세다.

한화도 0.12% 하락하며 숨 고르기 중이다. 한화는 전날 장 중 최고 21.48%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달성했다.

이 같은 주가 흐름은 전날 급등세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탓으로 풀이된다. 한화 그룹주는 최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아들 삼형제(김동관·동원·동선)가 지분 정리에 나서며 구조 개편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했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는 최근 한화오션 지분을 매각하며 매각대금 1조3000억원을 확보했다. 한화에너지는 현재 한화 2대 주주로 지분 22.16%를 보유하고 있다. 1대 주주인 김 회장(22.65%)과 0.49%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만약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을 매입해 0.50% 이상만 확보하게 되면 한화의 최대 주주가 될 수 있다. 한화에너지는 현재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 자회사들이 일제히 호실적을 내는 것도 주가 상승에 기여한다. 한화의 지난해 4분기 잠정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3% 증가한 18조원, 영업이익은 387.2% 증가한 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매출액 15조2000억원, 영업이익 3653억원)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이 같은 실적개선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한화생명 등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한화 그룹주들의 주가 상승세를 전망한다. 목표주가도 상향했다.

NH투자증권은 한화 목표주가를 기존 3만9000원에서 5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자회사 주가 변동과 자체 사업 실적 전망 조정 등으로 주가 상승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한화는 자체 사업 실적 모멘텀 개선 중이고 그룹 내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마무리로 자회사 가치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지주회사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SK증권도 기존 3만9000원에서 4만4000원으로 한화의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비전, 한화솔루션 등의 주요 자회사 주가가 빠르게 상승했다"며 "자회사 가치 상승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