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소형모듈원자로(SMR) 호재 등을 근거로 DL이앤씨 목표주가를 올렸다. 사진은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 /그래픽=김은옥 기자
KB증권이 소형모듈원자로(SMR) 호재 등을 근거로 DL이앤씨 목표주가를 올렸다. 사진은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 /그래픽=김은옥 기자

KB증권이 DL이앤씨 목표주가를 6만3000원으로 올렸다. 소형모듈원자로(SMR) 호재가 반영되지 않아 저평가 상태라는 판단이다.

10일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는 비우호적 주택 업황에 따른 실적 부진과 지나치게 소극적인 경영 전략으로 인해 오랜 시간 주식시장에서 소외됐다"며 "4세대 SMR 표준화 경쟁에서 앞서는 X-Energy와의 협력이 주가에 전혀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영업익 5200억원 가이던스(회사 전망치) 제시로 실적 우려가 누그러지면서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요소가 드러날 것"이라며 DL이앤씨를 올해 상반기 최선호주로 추천했다.

SMR 산업에서의 성공은 단순히 매출이나 수주 실적이 아니라 '누가 먼저 표준 기술로 인정받느냐'가 좌우한다는 것이 KB증권 판단이다. 장 연구원은 "X-Energy는 고온가스로(HTGR) 기반 Xe-100 프로젝트로 미국 에너지부(DOE) 차세대 원자로 실증 프로그램(ARDP) 지원을 받는다"면서 "DOW 케미컬, Amazon 등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다양한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4세대 SMR 기술 중 X-Energy가 표준 기술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높여주는 중요 요소"라고 평하며 "DL이앤씨가 X-Energy의 EPC(설계·조달·시공) 파트너로서 초기 단계부터 협력해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한다"고 했다.

장 연구원은 "2023년 1월 DL이앤씨는 2000만 달러(약 290억원)를 투자해 X-Energy의 전환사채를 인수했고 노르웨이, 인도네시아 등에서 SMR EPC사업을 공동 추진 중"이라며 "이런 배경은 단순히 향후 수주 가능성을 넘어 SMR 표준화가 진행되면 후속 프로젝트에서 연속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현재 DL이앤씨 시가총액은 1조7000억원, 순현금은 1조원 수준인데 올해 영업이익 가이던스 5200억원을 고려하면 SMR 표준화에 따른 수혜 가능성이 기업가치에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DL이앤씨에 대한 투자는 '공짜로 SMR 표준화 콜옵션을 사는 기회'라는 평가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