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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구글과 애플의 과도한 이익 추구로 고통받고 있는 중소 게임사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막강한 이들 사업자의 영향력 탓에 국가 차원에서도 별다른 대응이 전무한 실정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국내 게임사 구글·애플 인앱결제 관련 피해사례 고발대회'를 열고 중소 모바일게임사들의 어려움을 전했다. 게임 퍼블리싱을 영위하는 P사를 포함해 스타트업 I사와 수출 중심 V사, 캐주얼 게임 개발사 T사 등 4개사가 구글과 애플의 횡포를 지적했다.
이들은 인앱결제 수수료 부담이 심각하다고 했다. P사는 지난 7년 동안 앱마켓 수수료 부담이 매출의 절반을 상회했다. 작년 수수료율이 70%에 달했다. 이로 인해 회사 영업이익률은 연평균 마이너스 16.1%를 기록해 적자의 늪에 빠졌다.
P사 관계자는 "마케팅비를 적게 쓰는 방법이 있지만 적게 쓰면 매출이 떨어진다"며 "게임이 무조건 잘 될 수 없지만 서비스하는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돈을 벌 순 없다"고 토로했다. "초기 비용이 드는데 매출이 나오지 않으면 마케팅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며 "영업이익이 매년 온도차가 난다. 비싼 게임이나 싼 게임이든 게임이 잘못됐을 경우 상각된 판관비용을 대손처리해 영업이익이 저렇게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I사는 답답한 소통 구조를 지적했다. 구글과 애플의 심사 과정이 불투명해 그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I사 관계자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인력 준비가 안 돼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며 "투명하게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알려주면 보완해서 론칭하는데 지금까지 불투명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 과정 자체가 비용으로 발생해 현실적으로 꾸려나가기 힘들다"고 전했다.
광고플랫폼 독점도 성토의 대상이었다. V사는 구글 광고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90%에 달하는 만큼 이들의 광고 단가가 치솟고 수익 정산마저 투명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T사는 폐쇄적인 운영 방식을 비판했다. T사 관계자는 "게임을 만들 때 서비스와 마케팅비용이 엄청 크다"며 "구글을 통해 마케팅을 진행하는데 결제가 납입이 안 돼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당시 구글을 통해야 결제 대금이 들어올 수 있어 구글과 연락을 취하려 했지만 창구는 제한적이었다. 구글은 고객센터를 거쳐야만 소통이 가능하고 이마저도 채팅으로만 가능하다고 했다. 이러한 문제만 1년이 지속돼 손해를 크게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광고 관련해서도 구글 생태계에 종속된 것이 서글프다"며 "광고할 곳이 구글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작은 게임사는 홍보 필수지만 구글은 경매식으로 진행한다"며 "중국 게임사들이 말도 안 되는 금액으로 입찰해 국내 중소 게임사는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경실련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앱마켓상 지위를 바탕으로 국내 중소 모바일게임사에 대한 불공정한 행위를 규제하는 '영업보복 금지법안'을 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법안은 앱 마켓 사업자가 인앱결제를 사실상 강제하거나 제3자 결제를 이용한 개발사에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한다.개발사가 이러한 위법 사실을 신고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한 뒤 불이익을 받는 일체 보복 행위를 금지하기 위해 이를 어기면 3배 이내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명시했다.
김호림 경실련 정보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구글이 취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이익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IT업계에서 3배 손해배상을 징벌적으로 부르는 것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