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온 오명희 작가의 개인전 '피어나는 빛, 봄의 숨결(Aether in Bloom)'이 이화익갤러리에서 31일까지 개최된다.
오명희는 흑백 사진이나 스카프와 같은 은유적 오브제를 통해 과거의 기록과 기억을 서사적으로 풀어내는 다층적인 이야기를 전달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작업 세계를 더욱 확장해 '우주적 차원'의 새로운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의 주축을 이루는 '에테르(Aether) 시리즈'는 기존의 사각형 캔버스에서 벗어나 만물의 근원이자 이상적인 형태로 여겨지는 '원'을 선택했다. 원형의 조형 언어는 서로 연결되는 근원의 이미지를 나타내며, 작가가 사유하는 무한한 공간과의 교감을 시도한다.
소우주와 같은 원형 캔버스 안은 흩뿌려진 옻칠과 크고 작은 비정형의 자개 조각들로 가득 채워져 강렬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작품 앞에 선 관람객은 중심에서 퍼져 나오는 에너지에 이끌려 빨려 들어갈 듯한 몽환적인 느낌을 받게 된다. 이는 마치 밤하늘의 별무리나 끝없이 펼쳐진 우주 공간을 유영하는 듯한 기분을 선사하며, 깊은 심연을 응시하는 듯한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오명희는 서울예술고등학교와 세종대학교 및 동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후 오랜 기간 국내외에서 활발한 전시 활동을 펼쳐 왔다. 특히, 2017년 런던 사치 갤러리에서 자개와 금박 등의 재료를 활용한 작품으로 한국 미술의 섬세한 아름다움과 높은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2022년에는 베니스 팔라초 모라에서 열린 특별전에 참여해 한국전쟁 이후 여성 해방기의 집단적 기억을 주제로 한 작업으로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2024년에는 한국-케냐 수교 60주년 기념 특별전 '댄스 투 리듬 오브 마이 소울'(Dance to the Rhythm of My Soul)에 참여했고, 한국-오만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오만 베이트 무즈나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