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협회가 보험설계사 시험 난이도를 높여 양질의 설계사를 확보하기로 했다./사진=머니투데이 DB

최근 금융당국이 보험업계의 무분별한 설계사 모집을 지양할 것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손해보험업계가 설계사 채용문으로 불리는 '보험설계사 시험' 난이도를 높이기로 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손해보험협회는 기존에 문제은행식 위주로 출제하던 보험설계사 시험에 응용문제를 대량 추가하는 것과 동시에 약 10개로 운영하던 시험유형을 15개 이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손보협회가 주관하는 설계사 자격시험은 매달 1회 이상 치러지는데 문제은행식으로 모든 문제유형이 공개돼 보험에 대한 이해를 하기 보단 답만 외우고 시험에 합격하는 설계사들이 많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시험유형을 다양화 하는 한편 암기 위주에서 이해력 위주로 평가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손보협회의 조치는 보험설계사 관리 감독을 강화해 불완전판매를 줄여야 한다는 금감원의 권고와 연관이 깊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3월26일 '설계사 위촉 통제 실태조사 결과·대응 방안'에서 "위법 이력이 있는 설계사가 타사로 이직해 유사한 규칙 위반 행위를 반복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며 "설계사 위촉 기준과 절차를 담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금감원은 무분별한 설계사 위촉을 영업건전성 저해 원인 중 하나로 꼽은 것이다.

실제 금감원이 지난달 22일 발표한 '2024년 보험회사 판매채널 영업효율 및 감독방향'에 따르면 보험설계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65만1256명으로 전년(60만3974명)보다 4만7282명 증가한 가운데 보험계약 유지율은 1년(13회차) 87.5%, 2년(25회차) 69.2%를 기록했다.

가입자들 10명 가운데 30명은 2년 내 계약을 해지하는 셈이다.

보험설계사 수가 3년 연속으로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찍었지만 낮은 보험계약 유지율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의 경우 2년(25회차) 유지율이 96.5%, 일본은 90.9%, 대만90.0%, 미국 89.4% 등으로 높은 수준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이에 손보협회는 일부 보험사·GA(법인보험대리점)에서 제재를 받거나 문제를 일으킨 설계사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신입 설계사 진입 문턱도 높이기로 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설계사 급증이 불완전판매 등과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에 시험 난이도를 높여 양질의 설계사를 확보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