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양 소재 고등학교 일부 남학생들이 여성 비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제작해 논란이 일었다. 사진은 경기 안양시 소재 고등학교 일부 학생들이 여성비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든 모습.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고등학교 남학생들이 여성 비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든 사진이 확산해 논란이 일자 교장까지 나서 직접 사과했다.

지난 22일 온라인커뮤니티와 SNS에는 경기 안양시 소재 한 고등학교 남학생 두 명이 지난 16일 진행된 교내 체육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찍은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 속 학생들은 "여자 목소리는 데시벨 (dB)을 넘어선 안 된다", "여자는 남자 말에 말대꾸하지 않는다" 등 여성을 비하하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은 해당 문구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일부 다른 학생들이 이 사진을 캡처에 온라인상에 공유하면서 확산했다. 이후 남학생들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고 이 과정에서 두 남학생의 신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학교 측은 논란 직후 공식 홈페이지에 교장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입장을 전했다.

사과문에는 "이번 사안을 성차별적 인식이 드러난 중대한 사안으로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 축소나 은폐 없이 교육적 관점에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현재 사실관계를 철저히 조사 중이다. 관련 학생들에 대한 선도 처분 여부는 학교 규정에 따라 생활교육위원회를 통해 신중하게 결정할 예정"이라고 적혔다.

이어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일탈을 넘어 인권 감수성 부족의 문제를 드러낸 사례로 학교는 모든 학생이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성숙한 시민의식과 인권 감수성을 기를 수 있도록 교육적 대응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안 처리 과정에서 학생 인권이 침해되거나 부당한 심리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히 지도할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번 사건에서 논란이 된 문구는 '계집 신조'의 일부다. 계집 신조는 과거 일부 극단적 성향의 남초 커뮤니티에서 사용됐지만 최근 SNS를 통해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유행처럼 번졌다. 계집 신조에는 '여자 방은 주방이다' '여자는 매일 12첩 밥상을 차려야 한다' '해가 지면 나가지 않는다' '남자가 부르면 3초 안에 대답한다' 등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