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하며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했다. 사진은 이 후보는 26일 아주대학교에서 열린 '아주대와 함께하는 대학생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모습. /사진=김성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하며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외교·안보 정책 전반에서 국익 중심의 실용주의 노선을 천명하며, 한일 관계 역시 "친일·반일이라는 이분법적 접근보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처럼 과거를 직시하고 미래를 지향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26일 아주대학교에서 열린 '아주대와 함께하는 대학생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남북 정상회담 추진 계획에 대해 "계획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당연히 해야 되는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다만 "지금 상태로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서도 "준비하고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한미 혹은 주변국과 정상회담은 많이 하면서 북한과 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며 "지금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을 계속 공언하고 있는 상황이라 (그 회담이) 성공할 수 있도록 우리도 관심을 갖고 지원하고 협력해야 하며 그 안에서 (한국도) 역할이 있다"고 강조했다.

북미 대화가 재개될 경우 한국이 소외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북한의 '통미봉남' 전략에 희생되거나 미국이 거기에 동조하지 않겠느냐는 걱정이 있지만 저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북미 회담이 성공해서 개선 조치가 이뤄진다면 북측에는 재정적 부담이 수반되는 지원 사업이 필수적인텐데 미국이 이를 전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 경수로 사업 당시에도 한국이 돈을 댔듯 (미국이) 한국 정부를 패싱할 이유도 없고 가능성도 적다"고 설명했다.

외교·안보 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전 세계적으로 진영 대결이 격화되고 있고 대한민국이 처한 지정학적 위치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일 관계를 포함한 외교 문제 전반에 대해 매우 지혜롭게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방적으로 진영에 매몰돼 한쪽을 적대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재명 후보는 외교의 기본 원칙도 '실용주의'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외교는 국민의 더 나은 삶과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라는 국익을 중심으로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친일·반일이라는 이분법적 시각보다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원칙처럼 과거를 직시하면서도 미래지향적으로 풀어가는 방식이 바람직하고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독도는 명백히 우리의 실효적 지배를 받고 있는 영토임에도 일본이 여전히 영유권을 주장하고 교과서나 공식 문서에 그렇게 기록하고 있다"며 "이런 점은 국민 정서상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사나 영토 문제에는 원칙적으로 대응하되 안보·경제·문화·교육 등 민간 교류 분야는 제약을 두지 말고 미래지향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미일 안보 협력과 남북관계가 상충되냐는 질문에는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은 한반도 안보를 위한 기둥 같은 존재지만 그 역시 대한민국의 국익과 평화에 도움이 되도록 작동해야 한다"며 "상충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는 이유는 단지 대한민국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동북아 전략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며 "한반도를 항공모함에 비유한 미군 발언에서도 드러나듯 한국도 미국도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인 만큼 양국의 이익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국의 핵무장은 현실적이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북한 핵을 동결하고 점진적으로 비핵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선 한미동맹을 축으로 하되 타국가와도 균형 잡힌 관계 설정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미 간 대화에 미국의 역할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 역시 중요하다"며 "결국 모든 주변국과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한국 외교의 핵심 과제"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