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배우 류덕환이 결혼 이후 공백기를 가진 이유를 밝히고, 안정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JTBC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극본 이남규 김수진/연출 김석윤) 출연 배우 류덕환 종영 인터뷰에서 그는 결혼 후 오랜 기간 공백기를 가진 이유를 밝혔다.
류덕환은 "와이프랑 연애를 오래 했다, 내가 군대에 다녀오는 것도 기다려준 친구"라며 "이 친구가 부족한 나를 선택해 결혼해 줬는데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가 술을 끊고 아내에게 시간을 쏟자 싶더라, 결혼 생활에 집중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이후 모든 시간을 가족들과 함께 보냈다, 아내가 퇴근하면 같이 저녁을 먹는 게 루틴이 됐다"라고 했다.
특히 류덕환은 아내와 함께하는 루틴을 만들기 위해 카페를 하며 소상공인의 삶을 살았다고. 그는 "카페를 차리고 6개월 뒤에 팬데믹이 시작됐다, 그때 한남동 주민센터를 왔다갔다 하면서 정부 지침이 뭔지 물어보고 주변 가게 사장님들과 공유하면서 '류반장'으로 살았다, 빨대 하나 가격에 전전긍긍하니 사람이 쪼잔해지더라, 매출이 떨어질 때는 또 투자를 해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다, 아르바이트생들 앞에서는 나이스한 척하지만 꿀 빨려는 친구들은 알아서 나가주길 바라기도 했다"라며 "카페를 하면서 삶에 대해 배웠다, 아예 새로운 일을 하면서 스스로 부족한 게 많다는 걸 알았다,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카페를 그만두게 됐다"라고 했다.
결혼 이후 느끼는 안정감도 크다는 류덕환이다. 그는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변했지만, 예전에는 새벽 1시에도 선배님이 술 마시자고 전화가 오면 나도 선배님께 좋은 얘기 하나라도 더 듣고 싶으니 나가고 그랬다"라며 "그런데 나도 이제 마흔 가까이 되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다 보니 나만의 루틴을 정하고 살아갈 때 편해지더라, 결혼하면서 내 루틴에 대한 양해를 구할 수 있고 술도 줄이면서 '내일은 뭐 할까'라는 게 생겨서 그런 부분이 내게 안정감을 준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류덕환은 카페를 그만둔 뒤에도 복귀를 늦췄다. '대체불가한 당신의 이야기'라는 전시를 진행했기 때문. 류덕환은 "쉬는 기간에 전시를 보러 다니고 카페에서 다양한 분들과 만나며 예술가들에게 부러움을 느꼈다, 다 자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인데 배우는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한정적이라 나는 내 얘기를 한 적이 없더라, 내 이야기를 표현할 수는 없을까 하다가 같은 생각을 가진 배우들과 인터뷰 형식으로 전시를 진행하게 됐다"라며 "'내 작품'을 할 수 있는 것에 행복함을 느꼈고, 자기 얘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라고 했다.
더불어 류덕환은 '천국보다 아름다운'을 하면서 연출자로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고 고백했다. 류덕환은 "나도 어릴 때부터 연기를 하다 보니 욕먹는 게 가장 무서웠다, 그런데 연출자는 본인이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욕을 먹어도 끝까지 가야 하는 자리더라"라며 "스태프가 상처받을까 에둘러 말하면 시간만 더 소비한다, 현장에서는 모두가 프로페셔널 해 강하게 얘기해도 누구도 떠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또한 "고민도 많았지만 앞으로도 불러주시면 연기를 계속할 것"이라며 "아직 배우로서 하고 싶은 게 많다, 최근에 신구 선생님의 연극을 보면서 '내가 뭐라고 마음대로 배우를 지울 생각을 했을까' 싶더라, 반성했다, 앞으로도 배우로 잘해 나가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신의 퀴즈' 새 시즌은 조금 힘들지 않을까, 초천재 역을 맡아 피나는 노력을 했는데 박수칠 때 잘 떠났다 싶다"라고 했다.
한편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25일 12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