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다봄'展 (그리다봄작업실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거창하고 대단한 시작이 아닌, 평범한 사람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일상의 예술을 조명하는 특별한 전시 '그리다봄'이 마루아트센터 3관에서 6월 4일부터 9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성인 취미미술 참여자들이 제작한 회화 작품들을 선보이며, 일상 속 예술 실천의 가능성과 그 깊이를 탐구하는 자리다. 전문 작가가 아니어도, 예술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오직 '그리고 싶다'는 마음이 어떻게 한 개인의 예술적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지 엿볼 수 있다.


참여 작가는 강은나, 김영아, 박휘재, 신정임, 이미선, 이해영, 윤현애, 진정희, 한지희, 황수현 등 10인으로, 모두 본업을 가진 일반인이다. 이들은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예술을 매개로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삶의 또 다른 면모를 발견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각기 다른 삶의 배경과 감성을 바탕으로 구성된 작품들은 개인적 서사와 정체성의 표현이자, 일상 속 예술 실천의 생생한 사례다.

전시명 '그리다봄'은 '그리다'라는 창작 행위의 현재 진행형과 계절 '봄'이 지닌 생명력, 그리고 '보다'라는 시각적 경험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언어유희를 넘어, 창작의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새로운 삶의 가능성과 내면의 변화, 그리고 예술적 자각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이번 전시는 "그리다 보면, 어느새 새로운 봄이 온다" 또는 "그리다 보면, 어느새 작가가 되기도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누구나 예술적 주체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희망이 담긴 메시지다. 더 나아가, 창작 행위를 통해 개인의 정체성을 재발견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며,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성인들의 예술 실천을 조명한다.


전시는 예술이 특정한 전문성에 한정된 영역이 아니라, 일상의 일부로서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창조적 실천임을 보여준다. 개인의 변화와 사회적 확장을 동시에 제안하는 의미 있는 시도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서 그림을 통해 '제2의 커리어'를 찾고 삶의 활력을 되찾는 사례는 창작 활동이 단지 치유와 여가를 넘어 사회적 소속감과 정체성을 회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일깨운다.

전시 기간 동안에는 참여 작가와의 '그림 이야기', 성인 취미미술 입문자를 위한 설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자세한 일정은 그리다봄작업실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