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가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의 9번째 지구궤도 시험비행에 나섰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사진은 스페이스X 화성 탐사선인 스타십이 9번째 시험을 위해 발사되는 모습.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스타십'의 9번째 지구궤도 시험비행을 시도했으나 실패로 끝났다.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36분쯤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의 스타베이스 기지에서 스타십이 지구 저궤도를 목표로 발사됐다. 스타십은 과거 도달했던 고도를 넘어 더 멀리 비행하는 데 성공했으나 탑재물이 들어있는 적재함 문을 완전히 열지 못하면서 계획했던 모의 위성 배치 시도는 취소됐다.


비행 약 30분 만에 연료가 다량 누출되며 통제 불가능한 회전이 발생했고 이 상태로 대기권에 진입한 스타십은 발사 시점 기준으로 약 50분 만에 지상과의 교신이 끊겼다. 다만 일부 성과도 있었다. 이날 사용된 슈퍼헤비는 지난 7차 비행 때 사용 후 회수된 것으로 랩터 엔진 33개 중 29개를 포함한 대부분의 하드웨어가 재사용됐다.

스페이스X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 팀은 계속 데이터를 검토하고 다음 비행 테스트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러한 시험을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성공이 결정되며 이번 시험은 다행성 시대를 만드는 과정에서 스타십의 신뢰성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크 또한 자신의 SNS에서 "스타십의 엔진 정지 시간이 예정된 대로 무사히 도달해 지난 비행보다 크게 개선됐다. 상승하는 동안 방열 타일이 심각하게 손상되지도 않았다"며 "검토할 만한 유용한 데이터가 많다. 향후 3회의 시험 비행 발사 주기는 3~4주마다 한 번씩으로 단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타십은 스페이스X가 달·화성 탐사를 위해 개발한 대형 우주선이다. 지구궤도 시험비행을 통해 1단 로켓 회수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를 쏘아 올리는 1단 추진체 슈퍼헤비는 길이 71m로 전체 길이 123m에 달하는 초대형 발사체 시스템을 구성한다. 머스크는 이 시스템을 통해 화성은 물론 달과 지구 저궤도를 오가는 차세대 우주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스페이스X는 2023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무인 상태의 스타십 지구궤도 시험비행을 시도했다. 현재까지 총 9차례 시험이 진행됐으나 이 중 절반은 주요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지난 1월 7차 비행에서 슈퍼헤비는 지구로 돌아와 이를 회수하는 '젓가락 팔' 장비인 '메카질라'에 성공적으로 포획됐다. 2단 우주선과의 통신은 끊어지며 실패로 돌아갔다. 8차 비행은 2단 우주선이 상승 중 엔진이 꺼지고 통제력을 상실했다. 이후 발사 10분도 되지 않아 폭발해 대서양으로 잔해가 낙하했다. 다만 이때도 슈퍼헤비는 2단 우주선과 분리된 후 재진입해 발사대의 거대 로봇 젓가락 팔 장비 착륙에 성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