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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전 살인 전과로 복역한 박찬성(64)이 출소 후 또 동거인을 흉기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29일 뉴시스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박우근)는 이날 오전 10시20분 316호 법정에서 살인, 특수폭행, 업무방해 등 혐의를 받는 박씨에 대한 1차 공판을 심리하고 결심 절차를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피고인은 지난 3월 출소 후 한국법무부보호복지공단에서 알게 된 지인과 함께 살던 중 경제적 어려움으로 다툼이 생겼고 피고인이 술을 마시고 귀가했을 때 집 문을 열어주지 않자 벽돌로 현관문을 깨고 집에 들어갔다"며 "피해자가 욕설하자 몸싸움이 생겼고 부엌에서 흉기를 가져와 수십회 휘둘러 살해했다"고 공소사실을 제기했다.
특히 범행 약 1달 전인 지난 3월26일 박씨는 대전 중구의 한 식당에서 술을 마시던 사람과 시비가 붙어 술병을 던지고 소란을 피워 식당 업무를 방해하기도 했다. 박씨 측 변호인과 박씨는 제기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박씨 측은 제출된 증거를 모두 동의하고 피고인 신문을 생략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에 재판부는 결심 절차를 이어갔다. 검찰은 "과거 살인죄나 특수상해죄로 복역한 전과도 있음에도 누범 기간 중 살인을 저질렀다"며 "피해자가 사망해 결과가 무겁고 잔혹하게 범행을 저질렀으며 자수가 아님에도 수사 진행 상태를 보고 신고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주장했다.
박씨에게는 무기징역이 구형됐다. 박씨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특수폭행과 업무방해 범행을 저질러 반성하고 있으며 살인 범행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기초생활수급자 신청하고 경제생활을 하지 않았으며 피고인 홀로 생활비를 조달했고 소득이 줄자 피해자가 무시하고 냉대하는 상황이 생겼다"며 "범행 후 피고인은 지인에게 범행 사실을 털어놓고 자수하겠다고 했지만, 지인이 이를 믿지 못하고 있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후 술값 문제로 식당 사장과 다툼이 생기자 출동한 경찰에게 지인이 이 사실을 털어놨지만, 피고인은 이를 인지하지 못했고 따로 경찰에 자수한 점을 선처해 달라"고 했다.
재판부는 해당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 박씨에 대한 양형 자료가 부족해 피고인 양형 조사를 실시한 뒤 박씨의 최후진술을 들을 예정이다. 다음 재판은 오는 7월17일 오전 10시다.
앞서 박씨는 지난달 4일 오전 1시30분쯤 대전 중구 호동에 있는 60대 동거인 A씨 거주지에서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박씨는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해 A씨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했지만, 문을 열어주지 않자 벽돌로 유리를 깨고 집 안으로 들어가 범행을 저질렀다.
박씨는 21년 전인 2004년 3월3일 전주 완산구 동서학동에 있는 지인 집에서 지인 소개로 알게 된 B씨(50)가 욕설하며 시비를 걸자 격분해 여러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기도 했다. 대법원은 박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5년을 확정했다. 출소한 박씨는 2022년 3월4일 충남 금산에 있는 지인 집에서 돈을 빌려달라는 지인 부탁을 거절하며 다툼이 생기자 또 흉기를 휘둘렀다. 재판부는 특수상해죄를 적용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