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만약 선택할 수 있다면 다시 정치를 하겠느냐'는 질문에 "안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사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 앞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야구공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만약 선택할 수 있다면 다시 정치를 하겠느냐'는 질문에 "안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의미 있는 일이지만 인생 후반부를 밀려온 것 같다"며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29일 유튜브채널 '매불쇼' 생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는 성남시장할 때 정말 행복했다"며 "그 이후에 도지사를 하면서 예상보다 빨리 역할이 바뀌었다. (도지사) 재선도 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상황이 바뀌었고 (2022년 대선) 낙선 후엔 거의 지옥이었다"고 했다. 이어 "어떻게 견디냐고 하시는데 저를 위해서도 세상을 위해서도 견뎌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제가 죽을 뻔한 여러 과정이 있다"며 "칼로 법으로 펜으로. 완전 명예 살인당할뻔 했다. 마지막 남은 게 총인데 국민이 잘 지켜달라"고도 했다.

'가슴속에 진짜 미운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처음에 (지난 대선에서) 낙선하고 대대적인, 검사 수십명이 일개 검찰청 규모로 저한테 달려들었다"며 "검사 70명 가까이, 검사 1명당 수사관 2명씩 해도 200명이 몇 년 동안 수백 차례를 압수수색하며 털었다"고 회상했다.

이 후보는 "처음엔 '해도 해도 너무한다' 싶었고 정말 미웠다"라며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윤 대통령이 불쌍하게 여겨지기 시작했다. 얼마나 괴로울까. 지옥을 스스로 만들어놓고 지옥 안에서 괴로워하는 것을 보니까 불쌍하다는 생각이 한편으로는 들면서 할 수 있는 게 그거밖에 없겠구나. 제거하는 거밖에란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상대방을) 미워하면 제가 못 견딜 것 같다"며 "원망한들 피할 수 있냐 운명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 보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제가 뭘 하면 이제 진짜 보복이 된다. 재보복이 되겠다"며 "원수 되듯이 더 강도가 세질 텐데 (그렇게 되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냐"고 지적했다. 이어 "또 하나는 국민들한테 칭찬받는 게 제 낙"이라며 "성남시장 할 때 제일 행복했던 이유가 조금씩 성과를 내면 국민들이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복하는 데 (시간을) 쓰면 낭비고 칭찬 받을 기회가 줄어들고 누군가를 더 고통스럽게 해서 내가 뭐 행복하겠냐"며 "지옥 만들어서 지옥 안에 들어가서 고통 겪느니 다 풀어주고 내가 행복한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는 기억 속에 있는 그냥 지나간 일일 뿐"이라며 보복과는 거리를 뒀지만 '초보적 정의'는 강조했다. 그는 "내란 사범에 대한 엄정한 수사 (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된다"고 밝혔다. 또 "주가 조작 등으로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고 재산을 빼앗았다. 그들이 50억원의 이익을 보려면 개인에겐 100억원 이상의 손해가 간다"며 "이런 화이트칼라 범죄, 집단 범죄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공약했다.

생명 위협과 관련된 질문에는 "참모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 하지만 나는 세상의 도구가 됐기에 개인적 삶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다. 친인척 비리 의혹과 관련해선 "언급된 것이 하나도 없다"며 "의심받지 않고자 되려 (주변인들에게) 불이익을 줄 가능성이 많은 사람이 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