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브' 스틸 컷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하이파이브'는 팬데믹 이후 뚜렷해진 극장가의 코미디 강세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하이파이브'는 지난 2일 하루 7만 5608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다. 누적 관객 수는 47만 1109명이다.


앞서 이 영화는 지난달 30일 개봉 당일 박스오피스 정상을 찍은 뒤 이튿날인 31일에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지난 1일에 다시 정상에 오른 데 이어 2일까지 이틀 연속으로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 흥행 청신호를 켰다.

'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이다. '과속스캔들' '써니' '타짜-신의 손' '스윙키즈'를 만든 강형철 감독의 신작이다.

강형철 감독은 지난 2018년 전매특허인 코미디 장르를 벗어나 드라마 장르인 영화 '스윙키즈'를 선보이는 '외도'를 한 바 있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스윙키즈'는 비평적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이전 작품들만큼 흥행하지는 못했다. 누적 관객 수는 147만명 정도였다.


'하이파이브'는 '스윙키즈' 이후 7년 만에 극장가로 돌아온 강형철 감독이 다시 꺼낸 코미디 장르다. 강 감독은 초능력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판타지 장르에도 발을 담갔다. 결과물에 대해서는 호평이 많다. 속도감 있는 전개와 강형철 감독 특유의 개성 있는 캐릭터들, 그리고 이를 연기한 배우들의 앙상블이 매력적이라는 평이다.

팬데믹 이후 극장은 예전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티켓값 상승과 경쟁 플랫폼인 OTT의 성장이 관객들이 극장에 발길을 끊게 된 주요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몇몇 '천만 영화'를 제외하고는 제작비 회수도 쉽지 않다.

코미디 장르는 이 같은 침체기에도 비교적 선방해 온 장르다. 지난 2022년 이후 지난해까지 3년간 매년 한 편씩 개봉했던 '범죄도시' 시리즈는 범죄 장르이면서도 갈수록 코미디 색채가 짙어지며 흥행에 성공, 팬데믹 이후 국내 극장가를 '하드캐리' 했다. '범죄도시' 2편과 3편, 4편은 각각 약 1269만 명, 1068만 명, 115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삼천만' 흥행을 이뤘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범죄도시4'와 '베테랑2' 같은 대작들의 뒤를 이어 흥행 4위(471만 8036명)에 올랐던 영화 '파일럿' 역시 코미디 영화였으며,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알짜 흥행'을 거둔 '핸섬가이즈' 역시 코미디 영화였다.

불황에는 코미디가 흥한다는 속설은 여전히 유효하게 여겨진다. 불황으로 일상에서 웃을 일 없는 관객들이 극장에서는 마음 편히 웃고 나올 수 있는 작품을 선호한다는 인식에 근거한 속설이다. 지난해 코미디 영화들이 보여준 의미 있는 성과들은 이를 방증한다. 그리고 개봉 1주 차를 지나고 있는 '하이파이브'가 또 한 번 코미디 영화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앞으로의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