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이승엽 감독의 자진 사퇴 후 첫 경기에서 완패했다.
두산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KIA 타이거즈에 3-11로 크게 졌다.
지난달 3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3연패를 당한 두산의 시즌 성적은 23승 3무 33패(9위)가 됐다.
전날(2일) 이승엽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자진 사퇴한 두산은 조성환 감독대행 체제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퓨처스(2군)에 있던 조중근과 가득염, 김재현 코치를 1군에 올리는 등 코치진을 개편했고, 부진한 양석환과 강승호, 조수행 등 주축 선수에게 2군행을 통보했다.
여기에 지난해 다승왕(15승)에 오른 '토종 에이스' 곽빈이 옆구리 부상에서 회복돼 가세했다.
그러나 당장 반등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곽빈은 1회에만 볼넷 4개를 허용하면서 흔들렸고, 3이닝 5사사구 3실점을 기록했다. 양재훈, 김호준, 박신지, 박치국, 고효준이 이어 던진 불펜 역시 안타 12개와 4사구 4개를 헌납하는 등 안정감이 떨어졌다.
타선 역시 안타 7개를 쳤으나 응집력이 떨어져 3득점에 그쳤다.
두산은 1회초 곽빈의 제구 난조로 3점을 헌납했다.
곽빈은 1~3번 타자 박찬호, 최원준, 윤도현에게 내리 볼넷을 허용한 뒤 1사 만루에서 오선우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이후 김석환을 볼넷으로 내보내 다시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황대인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맞아 0-3으로 끌려갔다.
두산은 1회말 1사 2루에서 제이크 케이브의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했지만 흐름을 바꾸긴 힘들었다.
불펜이 가동된 4회초에도 대량 실점을 했다. 두산 2번째 투수 양재훈은 2사 1, 2루에서 최원준, 윤도현, 패트릭 위즈덤 등 3타자 연속 적시타를 맞았다.
두산은 5회말 상대 실책으로 1점을 땄으나 8회초 KIA 타선을 억제하지 못해 무려 5점을 내주고 무너졌다.
7위 KIA는 28승 1무 28패로 승률 5할을 회복했다. 양현종은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버텨 시즌 4승(4패)째를 올렸다.

◇'김현수 5타점 폭발' LG, 3연패 탈출
선두 LG 트윈스는 창원NC파크에서 NC 다이노스를 15-0으로 완파하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LG는 36승 1무 22패를 기록, KT 위즈를 꺾은 2위 한화 이글스(35승 24패)와 1.5경기 차를 유지했다.
'신인상 유력 후보' 송승기는 6이닝 1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져 시즌 6승(3패)째를 챙겼다.
베테랑 김현수는 5타수 2안타(1홈런) 5타점으로 맹위를 떨쳤고, 박해민과 신민재도 나란히 3안타를 때렸다.
LG는 1-0으로 앞선 4회초 김현수의 3점 홈런과 오지환의 2타점 적시타로 5점을 얻었다.
5회초에 3점, 6회초에 1점을 따낸 LG는 8회초 송찬의의 2타점 적시타와 오스틴 딘의 3점 홈런이 터져 대승에 쐐기를 박았다.

◇한화 폰세,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단독 1위
한화는 대전 경기에서 KT에 10-1로 이겼다.
독수리 군단 에이스 코디 폰세는 6이닝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쳐 시즌 9승(무패)을 기록, 박세웅(롯데 자이언츠)과 임찬규(이상 8승·LG)를 제치고 다승 부문 단독 선두에 올랐다.
아울러 평균자책점을 1.80으로 낮췄고, 탈삼진은 112개로 늘렸다. 두 부문 역시 1위다.
타선에서는 이진영이 3타수 1안타(1홈런) 2볼넷 2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고, 하주석도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승리에 일조했다.
실책 5개로 자멸한 KT는 6위(30승 3무 27패)로 내려갔다.
퇴출 위기에 몰린 윌리엄 쿠에바스는 4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4볼넷 8실점(5자책)으로 반등에 실패했다. 쿠에바스의 평균자책점은 6.15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29명 중 최하위다.

◇SSG, 삼성 8연승 막고 4위 점프
SSG 랜더스는 인천 경기에서 1회초 터진 한유섬(2점)과 고명준(1점)의 백투백 홈런을 앞세워 6-4로 승리, 삼성의 8연승을 저지했다.
3연승과 함께 30승(2무 26패·승률 0.5357) 고지를 밟은 SSG는 삼성(31승 1무 27패·승률 0.5345)과 승차를 지우며 6위에서 4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김광현은 5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3실점으로 버텨 시즌 4승(6패)째를 수확했다.
삼성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는 6회초 김광현을 상대로 시즌 22호 투런포를 터뜨려 홈런 부문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아울러 리그에서 가장 먼저 전 구단 상대 홈런을 기록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KBO리그 통산 427세이브를 올린 오승환은 시즌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등판 기회를 얻지 못했다.

◇롯데, 키움 상대 7전 전승…감보아 KBO리그 첫 승
롯데는 최하위 키움을 부산 사직구장으로 불러들여 8-0 대승을 거뒀다.
32승 3무 25패가 된 롯데는 1위 LG와 3.5경기 차, 2위 한화와 2경기 차를 유지했다.
부상으로 퇴출당한 찰리 반즈 대신 롯데 유니폼을 입은 알렉 감보아는 KBO리그 두 번째 등판 경기에서 7이닝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쳐 첫 승(1패)을 따냈다.
'안타 1위' 빅터 레이예스도 3타수 3안타(1홈런) 2볼넷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전준우는 안타 2개를 때려 역대 20번째 개인 통산 2000안타 기록에 2개만을 남겨뒀다.
2008년부터 롯데에서만 뛰며 꾸준하게 안타를 생산한 전준우는 2000안타를 달성하면 손아섭, 이대호에 이어 대기록을 세운 세 번째 롯데 소속 선수가 된다.

한편 올해 뜨거운 열기를 자랑하는 KBO리그는 역대 최소 294경기 만에 500만 관중을 달성했다.
이날 5개 구장에서 총 10만356명이 입장, 누적 관중 509만9720명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