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주=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이 20개월 만에 다시 파주NFC를 찾았다. 긴 시간 대표팀과 함께한 추억이 쌓인 곳이라 익숙했지만, 이전과 달리 훈련장만 빌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 불편함도 있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8일 파주NFC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10일 열릴 쿠웨이트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 10차전에 대비한 담금질이다.
이날 한국 대표팀이 땀방울을 쏟은 파주NFC는 한국 축구와 연이 깊다. 2001년 완공된 이곳 트레이닝장은 최초의 국가대표팀 전용 훈련장으로, 2002 월드컵 4강 신화의 자양분이자 이후 20년 넘게 한국 축구대표팀이 소집돼 생활했던 장소다.
하지만 지난해 1월 파주시와의 계약이 만료됐고, 이후 새롭게 입주할 예정이던 천안트레이닝센터는 공사가 늦어지면서 대표팀은 '호텔 생활'을 전전해야 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나 또는 고양종합운동장에서 A매치를 치를 때 대표팀은 경기 고양시 베이스캠프로 삼았는데, 이번엔 고양종합운동장 및 보조구장이 콘서트 일정 등으로 대관할 수 없어 파주NFC를 '빌려' 쓰기로 했다.
대표팀이 파주NFC를 이번에 다시 찾은 것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부임 시절이던 2023년 10월 소집 이후 20개월 만이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오랜만에 왔지만 여전히 익숙하다. 선수들도 과거 해 왔던 곳에서 훈련하게 돼 반가운 눈치"라고 설명했다.
긴 시간 대표팀이 찾지 않았지만 이곳 훈련장의 2면은 파주시민축구단이 활용해, 잔디 상태도 좋았다. KFA 관계자들 역시 "이 정도면 최적의 컨디션"이라며 흡족해 했다.

다만 과거 대표팀이 소집돼 아예 합숙을 하던 때와 비교하면 불편함은 있다.
이전에는 선수들이 숙소동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식사를 하고 도보로 걸어 나와 훈련하는 등 최적의 조건이었지만 아무래도 그 때만큼은 아니다.
선수들은 고양시 소재 호텔에 숙박하고, 이날 버스를 타고 이동해 파주NFC에선 훈련장만 사용했다. 훈련을 마친 뒤에도 샤워도 하지 못한 채 다시 버스에 올라야 한다.
긴 시간 관리가 되지 않다보니 잔디 외에 광고판은 빛이 바랬고, 스탠드 페인트칠도 곳곳이 벗겨져 있었다. 기자실로 활용되던 건물도 이제는 먼지 쌓인 창고가 됐다.

추억이 깃든 파주NFC에 모처럼 대표팀 선수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건 반가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집주인'이 아니라 세를 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오는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은 있었다.
한편 KFA는 천안축구센터가 완공되는 오는 9월쯤, 대표팀을 천안에 소집해 합숙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다만 KFA는 서울 등 경기 북부에서 경기를 치를 경우엔 이날처럼 파주NFC를 임차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