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한국 토종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6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9일 오전(이하 한국 시각, 현지 시각 8일 오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뮤지컬 부문 작품상, 각본상, 음악상, 연출상, 무대디자인상, 남우주연상을 받아 6관왕에 올랐다. 사진은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의 공연모습.(NHN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 2025.6.9/뉴스1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박천휴와 윌 애런슨은 감성을 음악과 글로 구현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두 사람의 협업에서 나오는 시너지가 대단히 크죠."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의 국내 초·재연을 맡았던 김동연 연출은 이 작품의 미국 브로드웨이 공연이 제78회 토니상에서 6관왕을 차지하는데 창작자인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 이른바 '윌휴' 콤비의 힘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김동연 연출은 지난 9일 오후 뉴스1에 "두 사람은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찾기 위해 놀라울 정도로 몰두하고, 그 몰두의 시간과 깊이가 매우 집요하다"며 "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수년을 투자할 각오로 작업에 임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어쩌면 해피엔딩'도 '윌휴' 콤비의 이러한 '집요한 끈기'에서 탄생한 결과물이다.

9일 오전(한국 시각)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음악상(Best Score)과 각본상(Best Book of a Musical)을 받은 박천휴(왼쪽)와 윌 애런슨이 활짝 웃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수영 기자

'어쩌면 해피엔딩'은 가까운 미래의 한국을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에 빠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윌휴' 콤비는 2014년 스토리를 구상했고, 비영리단체인 우란문화재단의 창작 지원을 받아 본격적인 개발 작업에 착수했다. 김동연 연출은 재단 측 요청으로 '어쩌면 해피엔딩'의 개발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2016년 국내 초연과 2018년 재연의 연출을 맡았다.


김 연출은 "처음 대본과 음악을 접했을 때 완성도가 굉장히 높았다"며 "보통 창작 뮤지컬은 창작진과 함께 완성도를 다듬어 가는 과정이 필요한데, '윌휴'는 이미 많은 고민을 거쳐 거의 완성된 상태의 대본을 가져왔다"고 회상했다.

이어 "초기 러닝타임이 2시간을 훌쩍 넘는 분량이었지만, 무대에 맞게 압축하고 정리하는 과정도 함께 거쳤다"고 덧붙였다.

김동연 연출(세종문화회관 제공)

김 연출은 '어쩌면 해피엔딩'이 국내외 관객에게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좋은 음악, 좋은 스토리, 좋은 가사를 모두 갖춘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영화, 소설, 실존 인물을 기반으로 한 뮤지컬도 많지만, 이 작품은 뮤지컬만을 위해 탄생한 독창적인 이야기라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일본, 미국 등 어디에서 공연해도 관객들이 눈물을 흘릴 만큼 보편적인 감성을 담고 있다"며 "국적을 넘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강력한 이야기와 음악이야말로 이 작품의 강점"이라고 했다.

한편 '어쩌면 해피엔딩'은 9일 오전(한국 시각, 현지 시각 8일 오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각본상·연출상 등 총 6개 부문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K 뮤지컬사에 새 역사를 썼다. 이 작품은 현재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관객의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순항 중이다. 국내 10주년 기념 공연은 오는 10월 30일부터 2026년 1월 25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