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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 드라마의 스포일러를 다수 포함하고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3' 황동혁 감독이 시즌3로 마무리해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최고 흥행작인 '오징어 게임'의 시즌3를 선보인 황동혁 감독은 30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2021년 시즌1부터 5년간 '오징어 게임'을 창조하고 마무리한 황 감독은 "홀가분하다"라며 한결 편안해진 모습이었다.
'오징어 게임3'는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참가한 게임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고 만 기훈(이정재 분)과,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이병헌 분), 그리고 그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린 이야기다. 지난 2021년 시즌 1, 2024년 시즌 2에 이어 지난 27일 시즌 3이 공개됐다.
'오징어 게임3'는 30일(이하 한국 시각 기준)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 공개 첫날부터 넷플릭스 전 세계 TV쇼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드라마가 공급되는 93개국 모두에서 정상을 차지한 기록이다.
-마지막 시즌을 선보인 소감은.
▶홀가분하다. 만 6년 정도 걸린 것 같다. 시즌1 때는 큰 기대감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서 너무 큰 성공을 거두고 2, 3를 하면서 엄청 많은 기대감이 있어서 부담감이 있었다. 다 끝내서 짐을 좀 내려놓은 것 같다. 언제 이렇게 큰 기대를 받는 작품을 만들겠나 싶어서 감사하고 허전하고 아쉬움도 있다.
-여러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 확인해 보았는지.
▶요즈음 몸이 안 좋았다. 해외 프로모션이 너무 힘들었다. 잠을 거의 한 달간 못 잔 것 같다. 시차도 바뀌었고 몸 상태도 안 좋아서 병원에 다니느라고 반응을 다 찾아볼 수는 없었다. (작품에 대해) 좋아하는 분도 있고 불만을 표하는 분들도 있더라. 어느 정도는 다 이해가 된다. 시즌1 때는 기대감이 없지 않나. 충격도 있고 신선함도 있다. 그런데 시즌2, 3는 일단 기대감이 있고 자신의 입장에서 원하는 것들이 다 다르다. 게임의 흥미를 기대하는 분, 사회적 메시지를 기대하는 분이 있다. 그 기대감이 달라서 어떤 무엇이 나오든 충족한 분, 기대를 배반당한 분 다 다른 반응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응원하는 캐릭터에 대한 바람이 있는데 일단 시즌3에서는 모두 죽지 않나. 거기서 느끼는 배반감이 컸을 것 같다.
-처음 생각한 계획은 무엇인가.
▶막연하게 해피엔딩을 생각했다. 기훈이가 살아서 이 게임을 끝내고 미국에 있는 딸을 만나러 가는 엔딩을 생각했다. 집필하다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생각하며 바뀌었다. 내가 작품을 쓰는 동안 세상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 기훈의 여정을 통해서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가 생각해 봤다. 세상이 더 살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코로나19 이후 불평등, 전쟁의 위협, 기후 문제가 있는데 제대로 해결을 못하고 있다. 자국 이기주의도 심하다. 결국 우리 미래세대에 무엇을 물려주어야 하는가 생각해야 했다. 우리의 성장이나 발전, 더 가지려는 것(마음) 사이에서 무엇을 주어야 하나. 아기는 미래 세대를 상징한다. 아기를 위해 희생하는 결론이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닿아있다고 생각했다.
-신생아를 표현하는 방법과 설정이 빈약하다는 반응도 있다.
▶아기는 상징이다. 사실적으로 양육하는 것보다 지키려는 존재라고 생각해서 너무 구체적인 설정은 넣지 않으려고 했다.
-금자(애심 분)가 용식(양동근 분)을 공격하는 신에 대해.
▶많은 분은 어머니가 아들 대신 희생하는 전개를 생각했을 것 같다. 아들을 죽이는 것보다, 자기가 살기 위해서 준희와 아기를 죽이려는 아들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있을까에 가깝다. 자기 눈앞에서 살인하는 아들을 막으려고 한다고 봐주시길 바랐다. 칼 든 손을 멈추게 하기 위해 오른쪽 어깨를 (비녀로) 찍는다. 행동을 막으려는 본능적인 행동이다.
-이 작품을 함께 한 이정재에 대해.
▶'오징어 게임'의 상징 같은 인물이다. 기훈은 보통 사람, 약자를 상징한다. 시즌1 때 한없이 바보같은 사람으로 시작해서 자기 마음속에 있는 양심을 깨닫고 게임의 의미를 생각하며 끝까지 완주한다. 그걸 너무 열정적으로 표현해 주셨다. 시즌2, 3를 거의 1년 가까이 찍었는데 내내 다이어트를 했다. 찐 채소만 먹었다. 잘 보면 점점 마르고 퀭한 얼굴이다. 정신병 증상이 보이는 인물을 묘사하기 위해 극한의 다이어트를 지속했다. 존경심도 들었고 감사했다. 이정재 씨는 다이어트 때문에 저희와 같이 밥도 안 먹었다. 세상에서 고립되어 가는 느낌이 들더라.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술을 딱 한 번 마셨다. 그 정도로 헌신적으로 작품에 임해주셨다. 감사하다.
-'성기훈이 답답하다'라는 반응에 대해.
▶프론트맨이 '영웅 놀이는 재미있었나'라고 비웃지 않나. 한 사람의 영웅이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물을 만들려고 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바로 결말(죽음)이다. 그게 답답해도 다수의 보통 사람이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걸 상징하는 인물이다. 조금은
-성기훈이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며 세상이 더욱 각박해졌다는 걸 느꼈을 것 같다.
▶여유가 없고 남이나, 나와 다른 것을 품으려는 마음도 그렇고(작아지고) 기부액도 점점 적어진다고 하지 않나. 불경기와 불황이 세상을 휩쓸고 있고 돈은 점점 가진 사람에게 집중되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CEO)는 700억원을 들여서 베네치아에서 결혼했다고 하는데 그런 걸 보면 사람들이 박탈감을 느낄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이 더 히어로를 바라는 것 같기도 하다.
<【N인터뷰】② 에 계속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