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지난 15일 10부작으로 종영한 ENA 월화드라마 '살롱 드 홈즈'(극본 김연신/연출 민진기 정현남)가 '줌벤져스'의 통쾌한 활약으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살롱 드 홈즈'는 광선주공아파트를 배경으로 추리력 만렙, 전직 에이스 형사와 보험왕, 그리고 알바의 여왕까지 우리 단지 해결사로 뭉친 여성 4인방이 아파트 빌런을 응징하는 코믹 워맨스 활극이다.
그 가운데 '살롱 드 홈즈'에서 '줌벤져스'와 공조로 반전 활약과 의외의 존재감을 보여준 배우는 단연 이재균이 꼽힌다. 이재균은 극 중 광선주공아파트의 신입 경비원인 김광규로 열연했다. 김광규는 단기 경비를 맡은 인물로,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수상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데 일조하지만 어딘가 미스터리한 구석이 있는 캐릭터로 초반부터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줌벤져스'와 '변태 빌런 검거'부터 본격적인 활약을 보여준 이재균은 연기를 위해 여장 도전도 망설이지 않는 열정을 보여줬다. 그는 2011년 뮤지컬 '그리스'로 데뷔한 후 올해 어느새 15년 차에 접어들었다. 데뷔 이후 매년 무대와 매체를 넘나들며 '열일'을 이어온 그는 "코미디가 베이스에 깔린 작품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새로운 경험이었다"며 이번 작품이 남겨준 도전의 의미도 되짚었다.
이재균이 연기한 김광규는 살인사건의 진범일지 의심을 자아냈지만, 극 후반 연쇄살인마 '리본맨'을 잡는 데 크게 기여하며 '살롱 드 홈즈'의 해피엔딩을 완성했다. 시즌2 제작 소식도 전해진 가운데 그는 "후속이 나오면 더 좋은 이야기로 다시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바람도 털어놨다. "내 주변 사람들을 가장 행복하게 해줬던 작품"이라며 애정을 보인 이재균과 만나 '살롱 드 홈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드라마가 호평 속에 끝났다. 종영 소감은.
▶기대를 정말 많이 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많이 좋아해 주셔서 너무 행복했다. 마지막 방송을 스태프분들이랑 배우들이랑 다 같이 봤고, 축제 분위기처럼 행복하게 끝낼 수 있어서, 봐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방송을 시작할 때 어떤 기대를 갖고 있었나.
▶ 이 이야기 자체가 어떻게 보면 우리 옆에 있는 이웃들의 이야기였다. 처음에는 일상적인 사건들에서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결국 특별한 사건을 마주하게 되는 구조라 흥미로웠다. 일상 속에서 친구들이나 어머니, 아버지 같은 평범한 인물들이 사건을 해결하는 설정 자체가 굉장히 재미있게 느껴졌다. 누구나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다행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시청자들이 재밌게 봐줘서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드라마에 대한 반응 중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일단 어머니에게 연락이 정말 많이 왔다. 어머니와 어머니 친구분들이 "범인 누구냐 도대체?" "너냐 혹시"라고 계속 물어보셨다. 제가 드라마에 나와도 어머니가 그렇게 큰 관심을 주신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어머니 반응부터 너무 좋아서 '하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팬들이나 네티즌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리본맨'이 과연 누구일까 하는 부분에서 많은 사람들이 추리를 하며 봤던 게 인상 깊었다. "제일 젊은 경비인가?" "부녀회장 아들 태웅인가?" "누구지?" 하면서 다들 추리하며 보시더라. 저는 누군지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 그런 반응을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이 작품과 어떻게 인연이 닿았나.
▶함께 출연한 정영주 선배와 남기애 선배가 예전에 함께 공연을 했던 사이인데 지금까지도 굉장히 친하게 지냈다. 두 분이 감독님께 저를 추천해주셨고, 그렇게 감독님을 만나게 되면서 인연이 닿아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
-정영주와 남기애 배우는 어떤 점이 광규 역할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했나.
▶착한 얼굴도 있고 나쁜 얼굴도 있는 지점들이 이유였던 것 같다. 광규라는 역할은 착해 보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서늘해 보이는 얼굴도 있어야 했고, 시청자들을 헷갈리게 만들어야 하는 지점이 많았다. 그런 점에서 적합했던 것 같았다.

-경비원 역할을 위해 특별히 외적으로 준비한 것이 있었나.
▶극 중 설정에서 경비원이 꽃미남으로 등장하는 장면도 있었기 때문에 촬영 전에 팩을 많이 하면서 피부라도 좋아 보이게 하려고 노력했다.(웃음)
-초반에 미스터리한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이 어렵진 않았나.
▶시청자들이 혼란을 느껴야 하는 지점이 굉장히 중요했다. 이런 부분은 감독님 머릿속에 굉장히 명확하게 계산이 돼있었다. 광규가 바보같이 나오는 장면도 있고, 혼자 있을 때는 어둡고 서늘한 느낌으로 그려지는 장면도 있었다. 감독님이 연출적으로 "여기서는 이런 면이 드러났으면 좋겠다"는 디렉션을 명확히 주셨기 때문에, 서로 이야기하면서 조율했고 계산하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
-주변에서 "범인 아니냐"는 말을 들었을 때는 어떻게 대응했나.
▶그냥 모르쇠로 일관했다. "몰라, 그냥 봐"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말하는 게 재밌기도 했고, 본인만 알고 있는 것 같은 느낌도 있어서 즐거웠다. 친구의 친구들도 "누구래?" "너지?"라고 계속 물어봤지만 "몰라"라고만 했다.(웃음)
-촬영 시작 전에 진범이 누군지 알고 있었나. 배우 개인적으로도 다른 인물에 대한 추리를 하며 재미를 느꼈는지.
▶세세하게 모든 걸 알지는 못했지만, 대략적인 구성은 알고 있었다. 인물의 흐름이나 핵심적인 정보는 알고 있는 상태였다. 대본을 처음 접했을 때 굉장히 술술 잘 읽히더라. "이 사람은 뭐지?" "이 인물은 진짜 뭘까?" 하는 식으로 추리를 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가장 흥미롭게 느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마지막 회까지 모두 재미있었지만, 초반 1~5화에 등장한 일상적인 빌런들 이야기가 특히 흥미로웠다. 주변에서 있을 법한 현실적인 인물들이었고, 그런 에피소드들이 있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초반에 확 몰입해서 끝까지 함께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극 중 등장한 여러 빌런 중 가장 화가 났던 빌런이 있다면.
▶김준현 선배가 연기한 주차 빌런이었다.(웃음) 그 에피소드는 너무 현실 같아서 보면서 진짜 화가 많이 났다. 연기를 너무 찰떡같이 하셔서 더 그렇게 느껴졌다. 실제로 주차하다가 이상하게 주차한 사람에게 전화를 했는데, 문신 있고 무섭게 생긴 사람이 나오면 정말 무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실제 생활에서도 주차 때문에 난처했던 적이 있었나.
▶어느 정도는 다 있었던 것 같다. 전화가 안 와서 빨리 가야 하는데 연락이 닿지 않아 답답했던 적도 있었다. 그런 경험들이 조금씩은 있었던 것 같다.
-최종 빌런이 경비원이자 스승이었던 김현덕으로 밝혀졌을 때, 주변 반응은 어땠나.
▶상상도 못 했다는 반응이 의외로 많더라. 어느 정도 예상을 하려나 싶었는데 훨씬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라더라. 그 인물은 굉장히 착한 얼굴로 숨겨져 있었고, 마지막에 확 변신하는 모습에 놀란 시청자들이 많은 것 같더라.
-광규는 가정사가 있는 인물이었는데, 안타까운 감정이 들었던 지점이 있었나.
▶제대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가 선생님에게 의지하게 된 이유는 자신을 지켜준 어른이기 때문이었다. 이민선이라는 또 다른 어머니 같은 인물과 마주하게 되면서 관계에서 위로받는 장면들이 굉장히 마음 아팠고, 선배들의 연기가 너무 좋아서 감정에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었다.
-극 중 여장을 해본 소감은.
▶처음 드레스를 입었을 때는 여자인 상태로 드레스를 입고 있는 게 굉장히 민망했다. 그런데 촬영 시간이 지날수록 ‘이왕 한 거 좀 예뻐 보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새초롬하게 표정도 지어보고, 재미있게 연기했다. 굉장히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여장한 채 현장에 나타났을 때 주변 배우들의 반응은.
▶ 모두 웃었다.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감독님도 "예쁘다"고 하시더라. 드레스를 입은 만큼 걸음걸이도 여성스럽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감독님이 "재균아, 걸음걸이 좀 어떻게 해봐"라고 디렉션을 주셔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걸으려고 신경 썼다.(웃음)
-연기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장면은.
▶고등학교 시절 회상신이 가장 어려웠다. 교복을 입는 게 이제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웃음) 실제로 촬영하면서 부끄러운 감정이 들었다. 나만 그렇게 느꼈는지는 모르겠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꽤 된 상태여서 그런 장면이 특히 민망하게 느껴지더라.
<【N인터뷰】 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