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K-컬처'는 이제 '글로벌 문화'로 확실히 자리매김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K-팝', 'K-드라마', 'K-예능', 'K-무비' 등은 전 세계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뉴스1은 지구촌 전역에서 주목 받고 있는 'K-엔터테인먼트'의 주역들을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가 직접 만나 깊은 대화를 나누는 [정덕현의 페르소나K] 코너를 마련, 독자들에게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전달하고자 합니다.

가수 김재중/ 사진제공=인코드 엔터테인먼트

(서울=뉴스1)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 영웅은 고난을 통해 탄생한다고 하던가. 2003년 동방신기로 데뷔해 K팝의 초창기 전성기를 이끌던 김재중. 소속사 이적 후의 그룹 활동부터 현재 솔로로 활동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평탄치만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걸어온 쉽지 않은 길들이 그에게는 여전히 앨범을 발매하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아티스트이자,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 연기자 그리고 후배 아티스트들을 발굴하고 세상에 내놓는 연예기획사의 책임자라는 다채로운 면모를 만들었다. 그 과정이 있었기에 오히려 더 자생력을 갖게 됐다. 현재의 트렌드인 글로벌 마인드, SNS 소통, 멀티 플레이 활동 등을 선제적으로 보여준 게 바로 김재중이다. 쉽지 않은 길을 거치며 이제 마음껏 제 날개를 펼치고 있는 영웅서사의 궤도에 서 있는 김재중. 그에게 아티스트이자 배우, 기획자로서 그간 걸어온 여정과 앞으로 만들어갈 계속될 서사에 대해 물었다.


◇ 김재중, 힘든 시간들도 모두 자양분이 됐다

김재중은 2003년 K팝 2세대 대표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의 멤버로 데뷔해 초창기 K팝 한류를 전면에서 이끌었고, 이후 JYJ 멤버로 활동을 이어갔으며 현재는 솔로 아티스트로서 음악과 연기, 예능 등 여러 방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벌써 데뷔 후 햇수로 23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그에게서 시간은 정지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과거의 모습 그대로 현재로 타임리프한 것 같은 변함없는 모습이다. 도대체 그 비결은 뭘까.

"23년이 흘렀는데 계속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나가면서 저의 아이덴티티도 계속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있었어요. 끝없는 도전이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지루할 틈 없이 계속 즐겼던 것 같아요. 또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조금이라도 '저속노화'를 지향해왔는데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생활하려고 노력했죠. 아무래도 가수라는 직업은 무대 위와 아래를 오가며 감정적인 변화도 클 수밖에 없어요. 우울함도 외로움도 극한으로 느낄 때가 있는데 그런 부분을 웬만하면 적게 느끼고 스트레스도 덜 받으려고 노력해 왔던 것 같아요."


대중문화업계는 트렌드에 민감하다. 그래서 그 업계에 발을 딛고 사는 이들은 대부분 그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편이다. 그것이 실제로 이들의 삶이 '저속노화'가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 대한 예민한 대응은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김재중의 경우는 동방신기에서 JYJ로 또 솔로로 활동하는 그 일련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이 어려움을 그는 어떻게 극복해 왔고,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 온 걸까.

"스스로는 그런 많은 과정들을 노력해서 뛰어넘어 왔다고 하기가 애매하긴 해요. 솔직히 말하면 그런 경험에서 느꼈던 고충들을 그대로 몸으로 느끼고 그렇게 받는 스트레스와 또 모든 악재들조차 본인이 잘 소화하면서 경험하는 그 시간이 저에게는 모두 좋은 양분이었거든요. 그러면서 조금씩 성장하고 내면적으로도 좀 강해진 시간이었는데, 만일 그런 것들을 굳이 회피하거나 지나치려고 했다면 오히려 저한테 독이 됐을지도 몰라요. 후회되는 부분들도 있지만 그것들 역시 지금의 저를 있게 해 준 더 큰 힘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수 김재중/ 사진제공=인코드 엔터테인먼트

◇ 김재중이라는 아티스트가 추구하는 음악

애써 노력하고 극복하기보다 그 자체를 하나의 경험으로 받아들이면서 조금씩 성장해 가는 모습, 그것이 현재의 김재중이 가능했던 이유일 게다. 그 성장들이 축적되어 최근 솔로 아티스트로서도 단단하게 설 수 있었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최근 꾸준히 내놓고 있는 앨범들을 들어보면 록의 향취가 물씬 풍긴다. 밴드 음악에 대한 진심도 느껴진다. 과거 아이돌 시절의 음악과 비교해 보면 많은 차이가 느껴지는데 록과 밴드 음악은 이제 그가 추구하는 음악의 방향이 된 걸까.

"그렇게 돼버린 것 같아요. 나라는 사람이 누구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무엇인가에 대한 정답을 찾기가 되게 어려웠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아이돌 음악은 그룹 활동을 하다 보니 본인이 진짜 좋아하는 것보다 이제 회사에서 원하는 것들 그리고 만들어진 것에 나를 입히는 작업을 좀 해왔다면 아무래도 이제 솔로다 보니까 내가 진짜 즐기는 모습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는 한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게 무엇인가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이런 록 장르의 음악을 선택해서 지금까지 꾸준히 하고 있죠."

요즘 K팝 아이돌 음악이 조금은 비슷비슷해지고, 글로벌화되다 보니 K를 뗀 팝에 가까워진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다. K팝에 K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는 거다. 글로벌한 환경에서 글로벌 작곡가들이 협업하는 환경에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는데 글로벌 시장에서 좋을 수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에 대한 목소리들도 나오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오히려 밴드 음악이 가진 잠재적 가능성이 주목되는 경향도 나오고 있다.

"사운드에 있어서 교집합의 범위가 점점 커지면 커질수록 이게 무슨 차이지? 그냥 닮은 것 같다고 하기도 하는데 저는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만드는 음악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만들고자 하시는 분들이 태어나고 자라난 환경 속에서 메시지라든가 감정들이 한국적으로 잘 녹아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사운드만이 아니라 그 안에 녹아 있는 많은 것들, 예를 들면 연습생 교육 과정에서 배우는 것들이나 느끼는 정서들 같은 것들이 음악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되는데 그게 차별점을 만들죠."

역시 아이돌 음악부터 현재의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록 음악까지 섭렵한 아티스트로서의 경험이 묻어나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아이돌 그룹 활동과 솔로 활동의 차이는 어떨까. 어느 것이 좋고 어떤 건 버거울까.

"차이가 너무 큽니다. 부담감도 굉장하고요. 아이돌 시절에는 노래 파트가 나뉘어 있어 분배 조절이 됐다면 지금은 오롯이 혼자 부담을 안고 가야 되니까 더 힘든 면이 있어요. 힘들지만 자유도가 있지 않냐는 분들도 있는데, 이게 시간이 지나다 보면 그때가 참 편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꽤 많으신 걸로 알고 있어요. 물론 힘들어도 제 음악을 한다면 솔로가 좀 더 낫다고 생각하지만요."

가수 김재중/ 사진제공=인코드 엔터테인먼트

◇ 20주년 기념 앨범, 16년 만의 지상파 음악방송

지난해 김재중은 20주년을 기념하는 정규앨범을 발매하고 16년 만에 지상파 음악방송에도 출연했다. 정규앨범의 타이틀곡 '글로리어스 데이'(Glorious Day)는 모든 나날들이 영광이었다는 메시지로 팬들에 대한 깊은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 오랜만에 지상파 음악방송 출연의 소회는 어땠을까.

"나만 변한 것 같고 다 그대로구나.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아티스트분들과 음악의 형태들이 조금씩 변한 건 있겠지만 뭔가 고향에 돌아온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죠. 사실 아이돌처럼 뭔가 살아있는 눈동자와 생기 있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된다는 압박감은 조금 있었는데 저는 굉장히 편했어요. 오히려 전혀 힘들지 않았죠. 근데 이게 저는 단 한 번이었으니까 그랬지만 그거를 이제 3, 4주 동안 계속해서 매일 다른 방송국에 음악방송을 나가야 하는 아이돌들을 생각해 보면 꽤 힘든 일이라는 건 맞죠. 사실 아이돌들은 새벽에도 녹화가 있고 또 아침부터 녹화나 리허설이 시작되면 거의 두세 시간 정도밖에 잠을 못 자거든요. 그런데도 라이브를 굉장히 잘 소화해 내는 아이돌 친구들을 보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지금도 여전하지만, 과거 가수 활동에 있어 음악방송 출연은 특히 중요했다. 그래도 요즘은 SNS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런 변화에 김재중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본질적인 소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음악방송을 나가지 않고 그냥 SNS 바이럴 영상을 제작하기도 하는데 저희 입장은 조금 다릅니다. 음악방송에서 나온 뭔가 그 본체의 영상이 있기 때문에 이제 그런 것들을 활용해서 새로운 콘텐츠를 재생산해서 SNS를 통해 소통한다는 순서로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음악방송을 포기 못 하고 아이돌분들이 힘든데도 그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 거죠."

◇ 연기라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끝없는 도전

2009년 영화 '천국의 우편배달부'를 시작으로 '보스를 지켜라' '트라이앵글' '스파이' '맨홀' '나쁜 기억 지우개' 등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지금이야 가수 활동과 병행해 연기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지만 김재중이 연기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그렇지만은 않았다.

"예전에는 사실 배우분들이 가수 활동에 도전하는 일이 많았었죠. 음악산업이 워낙 커지다 보니 배우분들이 가수 데뷔를 시도하시고 그러셨었는데, 어느 순간 영상산업도 커져서 가수들의 연기 도전이 계속 이어졌죠. 그 과도기에 제가 있었던 거 같아요. 많은 가수분들이 연기 도전을 위해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저는 되게 운이 좋게 도전을 할 수 있었죠. 사실 아무런 생각이 없었어요. 이런 작품이 들어왔는데 해보지 않을래 그런 정도였죠. 당시 ‘미로틱’이라는 노래로 막 활동할 시기라 그것도 힘든데 연기도 도전한다는 게 너무 부담이었어요. 제대로 연습이나 수업을 받아본 적도 없었기 때문에 부담은 컸지만 너무나 운 좋게 너무나 비싼 수업을 받으며 시작하게 됐죠. 첫 연기는 그래서 기억도 잘 안 나요. 잠을 못 자고 현장에 가서 연기하다 보니까 무슨 감기약을 먹은 상태로 일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지금도 새로운 작품이 들어가면 물론 멀티테스킹을 할 수 있더라도 최대한 그 작품에 집중하려고 하죠. 익숙해질 만도 한데 여전히 연기는 늘 긴장돼요."

솔로 아티스로서의 활동만 해도 꽤 바쁜 스케줄이다. 하지만 그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최근에는 작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공개된 쿠마키리 카즈요시 감독의 영화 '신사: 악귀의 속삭임'을 통해 첫 공포영화에도 도전했다.

"저예산 작품이긴 한데 저한테 새로운 도전이었죠. 영화제 출품작이기도 하고 오컬트물이 첫 도전이기도 했죠. 쿠마키리 감독님하고 한국 프로덕션이 만나서 한 한일 합작이다 보니 그런 시간을 보내는 것조차 제게는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공포영화라 로케이션 장소 자체가 굉장히 어둡고 실제로도 추웠어요. 먼지도 굉장히 많아서 쾌쾌했고 많이 아팠어요. 그렇게 아파하면서 촬영을 했는데 돌아오니까 다 낫더라고요. 작품의 영향도 있었던 것 같아요. 평소에 공포물을 그리 즐기는 입장도 아니었고요. 현장은 사뭇 진지했어요. 제가 사실 현장에서는 주변환경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거든요. 피곤하거나 해도 현장 스태프분들이나 연기자분들을 좀 웃게 만들려고 많이 맞추는 편이죠. 근데 이번에는 제 스스로에게 좀 많이 몰두를 했던 것 같아요."

김재중은 영화, 드라마를 통해 다양한 역할들을 소화했다. 또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 유형에 도전해 연기 스펙트럼도 넓혀가고 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은 뭘까.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역할을 가장 해보고 싶긴 해요. 그냥 동네에 있는 청년이나 젊은 아저씨, 삼촌 같은 역할요. 그냥 주위에 잘 어우러지고 섞여 있는 그런 한 사람의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늘 드라마틱한 사연이 있고 조금 특이한 지위를 갖고 있는 그런 캐릭터만 주로 해서 그런 것 같아요. 예전 '트라이앵글'에서 강원도 지역에서 사는 조금은 껄렁껄렁한 친구의 캐릭터를 맡았었는데 그런 배역을 한 번쯤 더 해보고 싶어요. 자주 해왔던 역할과 정반대되는 역할을 하고 싶은 건 연기자들 대부분이 비슷한 것 같아요."

가수 김재중/ 사진제공=인코드 엔터테인먼트

◇ 본인의 경험이 녹아든 기획사 대표로서의 김재중

2023년 5월 김재중은 인코드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최고전략책임자(CSO)로서 회사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본인도 소속 아티스트지만, 그는 이 기획사를 통해 신인 걸그룹 세이마이네임(SAY MY NAME)의 데뷔에도 직접 참여했다. 신인 아티스트 발굴 및 육성에도 뛰어든 것이다.

"전 소속사랑 계약이 만료될 시점에 새 식구를 찾아보려고 수소문하고 있었는데, 제 개인의 인생을 앞으로 함께 만들어 나갈 식구들이 필요했고, 20년간 쌓아온 저만의 소신이나 앞으로 그려나갈 미래가 있는데 그런 니즈를 맞춰줄 회사들이 제 눈에는 바로 보이진 않았어요. 그래서 직접 한번 운영을 해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해 봤고요. 마침 현재 CEO로 계신 노현태 대표님을 만나서 회사를 설립하게 됐죠. 현역 플레이어로 활동하고 있어 제가 100%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어서 일단 CSO라는 역할을 하고 있죠. 물론 경영에도 참여하고 프로듀싱부터 시작해 회사의 운영권에 대한 모든 선택권을 갖고 있습니다. 내가 키워 나갈 회사가 어떻게 그려졌으면 좋을지에 대한 부분은 사실 저도 처음 회사를 설립했기 때문에 함부로 나섰다가는 경거망동할 수도 있겠더라고요. 사실 지금도 많이 배우는 단계거든요. 회사의 어떤 방향성이 정해졌다기보다는 지금도 그려나가는 과정이죠."

23년 차의 경험치는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다 겪어온 부분들도 있는 데다, 세상의 변화도 몸소 느껴왔을 테니 말이다. 아티스트로서 겪어온 그 경험치들은 아무래도 소속 아티스트들에게는 보다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밑거름으로 작용할 터였다.

"실패를 두려워하면 발전이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인생 개인으로 봤을 때에도 실패라는 굉장히 좋은 양분들이 있잖아요. 기업 입장에서도 같다고 생각해요. 소속 아티스트들과 회사의 방향성이 완전히 같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제가 어쨌든 플레이어로 활동을 하고 있고 아이돌로서 데뷔해 활동해 왔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그 친구들의 고민을 잘 알고 있죠. 또 살면서 작은 실수들이 있을 때 그 지점들을 어떻게 슬기롭게 넘어서고 그리고 앞으로의 리스크를 좀 더 줄여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가이드 정도는 제가 조금 더 가까운 거리에서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근데 저도 실수를 하거든요.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실수를 하기 때문에 발전한다고 생각해요. 얼마 전에 아버지한테 아버지는 언제 철이 들었다고 생각하냐고 물어봤는데 엄마가 먼저 그러시더라고요. 아버지는 칠십은 돼야 철들 거라고. 사람은 오랜 시간 동안 실수하고 반성한다는 걸 저희 부모님도 말씀하시는 건데요, 저 또한 실수와 이를 통해 얻는 교훈들을 계속 겸허히 받아들이고 반복하면서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의 비판에 늘 열려 있습니다. 비판이나 칭찬 가릴 것 없이 피드백을 주시면 많이 받아들이면서 성장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인코드 엔터테인먼트는 이제 설립된 지 2년 차지만 신인 걸그룹 세이마이네임을 데뷔시켰다. 본인이 아티스트인지라 이들 신인 아티스트 발굴과 육성 과정에서 남달리 중요하게 생각한 것들이 있을 것 같다고 묻자, 그는 곧바로 '진정성'과 '인성'을 이야기했다.

"인성이나 진정성이 중요한데 이게 떨어지는 친구들은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데뷔시킬 수 없다고 생각해요. 실력은 언제든지 늘 수 있거든요. 하지만 인성과 진정성은 다르죠. 만약 누군가의 팬이라면 1집보다 5집쯤 갔을 때 점점 성장하는 캐릭터를 더 응원하고 싶을 거에요. 일찍부터 계속 그대로인 변함없는 모습도 좋겠지만 저는 성장하는 캐릭터가 훨씬 더 응원을 받는다고 생각하거든요."

◇ 신비주의 아이돌과는 다른 친근하고 인간적인 모습

최근 김재중은 '재친구' 같은 유튜브 콘텐츠, '신랑수업' '편스토랑'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있다. 과거 신비주의에 가까웠던 아이돌 활동 시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친근하고 인간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아무래도 저의 어떤 표정이나 말로 저 친구는 저런 친구야 라고 편견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었을 거라고 봐요. 하지만 최근 유튜브나 이런 방송에서 뭔가 친근한 모습들을 보여드리다 보니까 저 친구가 이런 캐릭터였다고 다시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근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사람은 크게 변하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본 성격이 나오고 원래 말투가 나오고 하다 보니까 아무리 막 어른스러운 척하려고 해도 그게 잘 안되죠. 사실 가장 어른스러운 척하려고 하는 시기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정도라고 생각하거든요. 이제 나이 드니 노땅 소리 듣고 싶지 않아서 깨발랄한 모습들을 보여드리려고 부단히 노력하게 돼요."

하지만 아티스트들은 젊게 사는 것이 숙명이자 기본인 것 같다. 현재와 호흡하지 않는 아티스트는 과거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그러니 젊어지기 위해 트렌드도 들여다보고 시대에 발맞추려는 노력은 아티스트의 의무에 가깝다.

"근데 방송에서 진짜 힘든 점은 나가는 양보다 촬영하는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린다는 거에요. 또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은데, 가수 활동과 방송 활동을 동시에 하게 됐을 때 컨디션이 안 좋은 날도 분명히 있거든요. 감정적으로나 혹은 몸이 안 좋을 수도 있고, 그래도 계속 웃어야 되죠. 무대 위에서는 컨디션이 안 좋을 때 올라가도 팬분들의 환호를 들으면 그 에너지를 받아 어떻게든 되거든요. 근데 장시간 동안 찍어야 되는 방송은 다르죠. 어쨌든 시청자분들을 즐겁게 해드려야지 우울감을 드리면 안 되잖아요. 그런 점에서 정말 방송인 분들이 참 존경스러워요. 매일 TV에 나오시는 분들은 특히. 어떻게 매일 저렇게 웃으면서 또 웃음을 전해주면서 살아가시는지, 참 대단하신 것 같아요."

23년의 활동을 통해 김재중은 한결 편안해지고 자연스러워진 모습이었다. 아티스트로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펼쳐나가고 있었고, 새로운 연기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었으며, 자신의 경험을 녹여 후배들이 따라올 수 있는 보다 좋은 길들을 닦아나가고 있었다. 아이돌의 길은 짧지만, 아티스트의 길은 길다고 하던가. 그는 그 과정을 거쳐 여전히 진행형인 자신의 '영웅 서사'를 써나가고 있다. 이제 팬들은 그가 하고 싶은 걸 하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고 편안해지는 걸 마음껏 느낄 때 더더욱 똑같은 행복감을 느낄 게다. 하나의 씨앗으로 시작해 이제 본인은 물론이고 새로운 씨앗들이 꽃을 피우는 텃밭이 되어가는 김재중 같은 인물이 있어 K팝, 나아가 K콘텐츠의 미래는 밝다고 여겨진다. 지금까지 걸어온 23년만큼 앞으로 또 다른 20년 동안 그가 써나갈 새로운 이야기들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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